[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가 드디어 한 식구가 된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現 LG헬로비전) 인수에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이뤄지면서, 유료방송시장은 통신사가 주도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된다.

SK브로드밴드(대표 최진환)는 티브로드와 합병을 완료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합병법인을 오는 30일 출범한다고 28일 밝혔다.

새롭게 출범하는 SK브로드밴드는 올해 매출만 4조원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유료방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합하면 SK 미디어 사업은 1000만명 고객을 확보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난다. 자체 플랫폼 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규모다.

SK브로드밴드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글로벌 사업자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료방송 플랫폼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다양한 미디어 플레이어와 협력 확대로 경쟁력을 극대화하고자 합병을 추진한 것”이라며 “인터넷TV(IPTV) 서비스 경쟁력 제고는 물론, 케이블TV 본연의 공공성과 지역성을 더욱 강화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서의 공적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IPTV‧케이블TV 경쟁력 동반 강화, SK ICT 패밀리 미디어 사업 추진=오는 30일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법인은 SK브로드밴드 519만명, 티브로드 302만명을 합한 총 821만명 가입자를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SK텔레콤‧지상파3사 합작 OTT 서비스 ‘웨이브’를 합하면 1000만명이 넘는다는 설명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648만명에 이른다. 통합법인 매출은 4조600억원, 영업이익은 2300억원으로 예상된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법인 출범을 계기로 ▲미디어 플랫폼 고도화 ▲가입자 기반 확대 가속화 ▲비즈니스모델 확장을 통해 IPTV와 케이블TV 서비스 경쟁력을 동반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콘텐츠의 질적‧양적 경쟁력 강화, 지역채널 투자 확대 등에 나선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OTT 서비스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활용하고 제휴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SK ICT 패밀리 간 미디어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SK브로드밴드 네트워크에 적용 중인 빅데이터 기반 이상 트래픽 실시간 감지 및 자동차단 솔루션을 케이블TV 서비스에도 적용해 네트워크 시너지를 창출한다.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는 기존 티브로드 고객이 이용 중인 케이블TV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23개 채널 고화질(HD) 전환 ▲기존 HD 채널 및 주문형비디오(VOD) 대상 화질‧음질 개선 ▲초고화질(UHD) 채널 수 확대 등을 추진한다.

또한, 기존 티브로드 가입자는 SK브로드밴드 결합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케이블TV 고객이 SK브로드밴드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SK브로드밴드 IPTV 고객이 8VSB(셋톱박스 없는 케이블TV 상품)를 추가로 이용할 경우 할인받을 수 있도록 결합상품 대상을 케이블TV 서비스로 확대한다.

예를 들어 케이블TV 디지털케이블 이용 고객이 SK브로드밴드 인터넷을 동시에 이용할 경우 3년 약정 기준 월 6600원(인터넷 5500원+디지털케이블 11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IPTV를 이용 중인 고객이 댁내에서 케이블TV 8VSB 상품(케이블 다이렉트)을 추가로 이용해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SK브로드밴드는 2022년 1000만명 가입자(OTT 제외), 매출액 4조5000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고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앞서, 최진환 대표는 SK텔레콤 제3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0년 SK브로드밴드 전략방향(티브로드 미포함)과 관련해 ▲월정액 가입자 수 30% 이상 확대 ▲하반기 순증 시장점유율 1위 ▲인터넷TV(IPTV) 1만회선 증가 ▲SK브로드밴드 채널 내 온라인 비중 40% ▲광고‧콘텐츠‧인터넷데이터센터(IDC) ‧해저케이블 등 비즈니스모델 확장 등을 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료방송시장 ‘통신3강’ 체제로=이번 합병을 통해 유료방송시장은 통신3강 체제를 갖추게 됐다. KT‧KT스카이라이프는 1093만명,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863만명에 이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가 822만명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각각 31.8%, 25%, 24%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이 통신사 중심으로 합종연횡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SK텔레콤이 미디어시장에서 3위에 만족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미디어기업 영향력 확산에 대응해 향후 5년간 콘텐츠에 4조621억원을 투자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지만, 1위 사업자와 격차를 줄이면서 덩치를 키우려면 추가적인 인수합병(M&A)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매물은 현대HCN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이 현대HCN을 M&A하면 유료방송시장 2위를 단숨에 탈환하게 된다.

현대HCN은 지난해 매출 2928억원, 영업이익 408억원, 영업이익률 14%를 기록한 알짜기업이다. 여기에 더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 서비스 지역까지 상당수 보유하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통하고 있다. 케이블TV 5위 사업자 현대HCN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4.1%다.

이 외에도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와 CMB는 각각 6.1%, 4.7%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중 점유율이 가장 많은 딜라이브의 경우, 현대HCN보다 높은 매출을 자랑하지만, 부채비율이 192%로 높다.

한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 출범 행사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생략할 예정이며, 사명 변경과 관련해서는 현재 검토 중이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예정된 SK브로드밴드 기업공개(IPO) 일정도 1년가량 연기됐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