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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RPA③] ‘RPA = 인력절감’ 이라는 위험한 발상

이상일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는 금융, 제조, 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업무 효율화의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도 기업 경영 혁신 전략의 최대 관심사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RPA가 언택트(Untact) 시대의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5월14일(목) 열리는 RPA 컨퍼런스에 앞서 기획기사를 통해 현 RPA 시장 및 발전 방향을 전망한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그동안 하시던 일은 RPA에 맡기고 다른 복잡한 일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아니 그게 내(일의) 전부인데?”

최근 만난 한 RPA 업계의 관계자가 한 공공기관 고객사를 방문해 나눈 대화라며 전한 얘기다. 기업의 RPA 도입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다.  

지금까지 기업들과 IT업계는  RPA의 효과를 부각시키기위해 노력해왔지만 일자리 감소라는 불편한 얘기는 서로 꺼내지 않았다. 

실제로 RPA에 우리 만큼이나 적극적인 일본의 경우, 가장 강조하는 것은 '일자리 대체 효과'이다. 물론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의 입장에선, 가뜩이나 젊은 인력들의 일손이 딸리는데 이들을 단순 반복업무에 매달리게 한다는 것은 분명 비효율일 수 있다.

우리 나라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다소 결이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AI(인공지능), RPA(일하는 로봇)의 출현은 고용감소를 어느정도 각오해야할 일이다. 문제는 이같은 일자리 감소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장치를 기업들이 마련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이제 국내에서 'RPA의 고도화'가 본격화된 만큼 이 지점도 공론화할 시점이다. 

앞서 지난 10일 취임 3년차를 맡아 대국민 연설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도 “디지털화가 오히려 일자리를 잃게 만든다”는 우려에 대한 질문에 대해 “공감이 가는 걱정이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는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우리는 거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답했다. 

◆RPA의 단점을 극복하려면

초기 RPA가 기업에 도입됐을 때 컨설팅 업체나 솔루션 업체가 해당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파악하는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현업 담당자의 비협조였다. RPA는 일하는 흐름에서 있어 비효율성을 차단하고 이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이 큰 줄기를 이룬다. RPA가 실패한 회사의 거의 대부분은 이러한 내부 불협화음을 겪었다. 

하지만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의 도움이 절실하다. 해당 업무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담당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담당자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운 부분이 바로 RPA다. 업무에 있어 비효율성을 제거한다고 하지만 이는 다시 말해 자신의 업무가 줄어듦을 의미한다.

특히 업무 담당자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체계화시켜 놓은 업무를 RPA는 잔인할 정도로 파헤치고 재구성한다. 한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업무 담당자가 자신의 노하우라고 공개하지 않는 업무 방식은 기업 입장에선 비효율일 수 밖에 없다. 특히 해당 업무의 중요성 여부와 달리 인수인계 등 매뉴얼 화 할 수 없는 업무의 사각지대가 많다는 것은 회사로선 개선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RPA 도입 초반 기업 경영진의 관심사가 직원의 재배치보다는 누수를 확인하고 이를 인력감축으로 발전시키려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사회구조의 변화는 어쩔 수 없이 기업의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다. 특히 기존 인력에 대한 재교육과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은 기업에 있어 생존전략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기업 역시 일하는 방법의 혁신과 별도로 창의적 인재에 대한 보상체계는 물론 기존 직원들에 대한 디지털 재교육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창의력과 보상체계, 자발적 참여 유도...RPA의 성공 조건  

단순 반복된 업무를 기계(로봇)으로 대체하는 것만으론 혁신이라고 할 수 없다.  단순히 그 정도에 그쳤다면 지금까지 언급한 RPA의 단점은 아주 사소한 것이다. 

하지만 RPA의 커버리지가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이제 최고 경영자(CEO)들은 기존 직원(인력)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만한 임무는 만들어 주는 과정이 중요해 졌다. RPA 도입 기업에서 창의력이 1차적으로 필요한 것은 CEO의 철학이다. 만약 회사 부가가치의 총량이 늘어나고 그것이 회사의 생산성 지표와 비레한다면, RPA에 성공한 기업은 분명히 건실한 성장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삼정KPMG측에 따르면 “근로자는 향후 창의적이고 생산성 높은 업무 위주로 수행해야 한다. 또 기업은 성과형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부서별 업무 재편 전략 수립과 실행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물론 무형의 가치인 '창의력'은 다양하게 표출될 수 있다. 이를테면 RPA를 통해 풍부해진 인력풀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확장한다거나 기존 핵심 업무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거나 하는 것 등이다. 

직원들의 창의적인 사고도 요구된다. RPA 솔루션업체인 유아이패스는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보상을 받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한다.

결국 RPA가 업무의 효율성을 찾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그 근간에는 직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인력감축, 구조조정을 위한 수단으로 RPA가 활용될 경우 업무 효율성을 꾀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은 현업의 저항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적절한 보상체계와 함께 기업 자체의 혁신이 동시에 요구된다. 이 때문에 RPA의 성공을 단순히 시간이나 돈으로 계량화하는 것은 경계해야할 일이기도 하다. RPA로 인한 숫자의 개선속에 철저하게 숨겨진 혁신의 가치를 따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기업의 CEO가 RPA를 인력절감이 아닌 혁신의 도구라는 인식을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결국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다.  .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2020 RPA] '2020년 차세대 RPA 혁신 전략' 컨퍼런스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디지털데일리>가 국내 최고의 RPA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는 방식과 기업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2020 차세대 RPA 전략’ 컨퍼런스를 오는 5월14일(목), 서울 포스코타워 역삼 이벤트홀(3F)에서 개최합니다.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언택트(Untact) 시대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대두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SaaS 기반의 RPA도입 및 활용, RPA의 통합 관제 전략, 애플리케이션 자동화 전략 등 RPA 최신 핵심 주제들을 토의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합니다. 

아무쪼록 차세대 RPA 혁신 전략에 관심있는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자세한 행사 일정 및 프로그램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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