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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5주년/언택트④-통신] 폭발하는 데이터 트래픽, 대책은?

권하영

‘코로나19’가 3개월만에 바뀌놓은 세상의 풍경은 여전히 생경하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코로나로 촉발된 뉴노멀’에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언택트’(Un-tact)이다. 우리 IT산업도 언택트 대응에 사활을 걸고, 이를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5주년 특별기획으로. IT산업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언택트 시대의 IT 혁신 전략’을 편성하고 통신, SW, 반도체, 인터넷 등 IT업계 각 분야에서 제시되고 있는 언택트 대응 전략을 다양한 각도에서 짚어본다. <편집자>

-언택트 시대 인터넷트래픽 관리가 ‘과제’

-인터넷 보장 협약 체결부터 트래픽 제한 등 규제 사례도

-국내 통신3사, 용량 증설 등 네트워크 투자 ‘박차’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코로나19가 언택트(비대면) 일상을 앞당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원격근무와 온라인수업,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언택트 수요 확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것으로 본다. 이번을 계기로 언택트산업과 서비스가 우리 생활 속에 정착할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오가면서 트래픽 폭증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트래픽은 2월 말~3월 말 평균 30%가량 증가했다. 해외 각국에서는 네트워크 장애와 속도 저하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주요 OTT 업체들에 영상 화질을 낮출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실제 글로벌 네트워크장비 업체 시스코는 전 세계 월평균 트래픽이 오는 2022년 무려 396엑사바이트(EB)에 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중에서도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OTT 관련 트래픽이 전체의 82%를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과 별개로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는 2년 뒤 전체 인구의 60%인 48억명 돌파가 예상된다.

한국은 그나마 탄탄한 네트워크 인프라로 걱정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지난 3월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량이 확 늘면서 1월 대비 트래픽이 13% 증가했다. 아직은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들이 관리하는 네트워크 용량의 60~70% 수준이지만, 언택트 국면이 장기화될수록 트래픽 폭주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외 통신업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트래픽 관리체계를 재점검하고 있다. 망 중립성 규범이 강한 유럽의 경우 데이터 전송속도 제어, 제로레이팅 중단 등 적극적인 정부 권고가 이뤄진다. 네트워크 혼잡 시 특정 데이터트래픽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제를 명시화한 사례들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독일이 대표적이다.

영미권은 현지 통신사들의 데이터 지원책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행정업무와 원격의료 등 일부 공공·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는 인터넷 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현지시각 지난달 13일, 영국 정부도 각각 지난달 1일과 10일에 걸쳐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인터넷 연결성 보장 협약’을 맺고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전국에 촘촘히 구축된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트래픽 관리체계를 만들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무선 트래픽 주요 구간에 대한 모니터링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가장 많은 유선 인프라를 보유한 KT는 과천 네트워크관제센터 종합상황실과 전국 6개 지역상황실을 두고 트래픽 변동에 실시간 대응한다.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트래픽 증가가 예상되는 구간마다 용량 증설을 진행하는 것이다. 트래픽 폭증을 막으려면 결국 데이터가 오가는 길목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 실제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3차례 올해 4차례 해외망을 증설했고, KT도 2월 들어 해외망 증설을 진행했다. 다만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계속적인 증설에만 기댈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트래픽의 99%가 이뤄지는 해저케이블에 대한 투자도 중요한 과제다. 국내 가장 많은 유선 인프라를 보유한 KT는 전 세계 해저케이블 총 용량의 13%(137.6Tbps)를 관제한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아시아 9개국을 연결하는 1만500km 길이의 국제해저케이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이면 9Tbps급 용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국내 통신사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협의해 전국 온라인교육 관련 인프라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될 때까지 KT는 전국 12개 교육청 및 초중고 7740개교에 인터넷 무상 증속을, SK브로드밴드는 한국교육방송(EBS) CDN 용량 증설을 결정했다. LG유플러스도 초중고·대학에 원격수업 솔루션을 무상 제공한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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