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시스템반도체육성1년②] 삼성전자·DB하이텍, 파운드리 ‘순항’…숙제는?

윤상호
- 삼성전자 ‘첨단공정’ DB하이넥 ‘아날로그반도체’ 강점…SK하이닉스, 자회사 中 진출 타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이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의존도가 높다. 시스템반도체는 세계 점유율 1% 내외에 불과하다. 2019년 4월 정부와 기업은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본격화했다. 시스템반도체를 차세대 먹거리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한국 시스템반도체 지난 1년 성과와 보완책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메모리반도체처럼 설계와 생산을 같이하는 업체도 있고 설계만 하는 업체(팹리스)도 많다. 팹리스는 생산만 하는 업체(파운드리)와 짝을 이뤄 시장을 공략한다. 한국 시스템반도체가 커질수록 한국 파운드리에게 기회다. 국내 파운드리 대표주자는 삼성전자 DB하이텍이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상위 10개사 매출액 추정치는 180억6000만달러(약 22조2000억원)다. 점유율은 95.7%다.

◆파운드리 1위 TSMC, 점유율 54.1%…삼성전자 2위·DB하이텍 10위=선두는 대만 TSMC다. 매출액 102억달러(약 12조5400억원)로 54.1%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위다. 29억9600만달러(약 3조6800억원) 매출액을 올려 15.9% 시장을 가져갔다. DB하이텍은 매출액 1억5800만달러(약 1900억원)로 0.8% 점유율을 달성했다. 순위는 10위다. TSMC와 삼성전자 과점체제다. 글로벌파운드리 UMC SMIC 나머지 5위권 업체 점유율은 3사를 합쳐 20%가 되지 않는다. 6위부터 9위 업체 점유율은 1%대다.

1분기 파운드리 전체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0% 성장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 2분기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다른 산업에 비해 타격이 적거나 없을 전망이다. 파운드리가 제조하는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가격과 수요 변동이 크지 않다. 1분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매출액은 13조1400억원. TSMC 1분기 파운드리 매출액과 차이가 크지 않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다. 정부가 국내 파운드리 산업을 키우려는 이유 중 하나다.

◆삼성전자,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삼성전자는 작년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세웠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1위다. 생산 인프라에 2030년까지 60조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라인은 국내 기흥과 화성 해외 미국 오스틴 3곳이다. 기흥은 전 세계 팹리스 수요 대응용이다. 화성은 극자외선(EUV) 등 최첨단 공정 제품을 생산한다. 오스틴은 미국 수요를 전담한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라는 확실한 고객이 있다는 점과 미세공정 선도다.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양 날개다. 시스템LSI사업부의 물량을 파운드리사업부가 맡는 구조다. 시스템LSI 점유율이 상승하면 파운드리 점유율도 상승한다.

◆삼성전자, EUV 파운드리 라인 평택 추가 구축=삼성전자는 1분기 업계 최초로 EUV 7나노미터(nm)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5나노 라인은 양산을 준비 중이다. 4나노와 3나노 연구개발(R&D)도 하고 있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약점이기도 하다. 동전의 양면이다. 삼성전자는 팹리스에게 협력사이자 경쟁사다. 사업부는 다르지만 같은 삼성전자다. 기술 유출 걱정을 지우기엔 충분치 않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우려 불식과 고객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 ▲중국 ▲한국 ▲일본 ▲유럽중동아프리카 대상 행사를 가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경기 평택에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EUV 기반이다. 평택은 메모리반도체 생산시설만 있던 곳이다. EUV D램 생산라인도 있다. 파운드리 평택 배치는 삼성전자의 강점과 약점 양쪽 모두 영향이 불가피하다.

◆DB하이텍, 국내 팹리스 100여곳 거래=DB하이텍은 지난 1분기 매출액 2258억원 영업이익 64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분기 사상 최대치다. 200밀리미터(mm) 웨이퍼 기반 전력용 반도체와 센서 강자다. 작년 웨이퍼 기준 경기 부천 월 7만장 충북 음성 월 5만2000장 생산능력(CAPA, 캐파)를 풀가동했다. 올해 부천 월 5000장 음성 월 3000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DB하이텍의 강점은 범용성. 국내 팹리스 대부분이 고객사다. 100개가 넘는 팹리스의 주문을 소화한다. 그렇다고 국내 매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중화권 업체 등 해외 매출이 더 많다. 경쟁사 대비 용도별 최적화 한 공정기술과 핵심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약점은 규제다. 정부의 세제 혜택 등은 대부분 규모가 큰 기업에 맞춰져 있다. 정부가 팹리스와 파운드리 등을 육성한다고 했지만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은 매출액 대비 비중이 아닌 절대 금액에 여전히 치중해 있다. 수도권 규제도 부담이다. DB하이텍의 지속 성장을 위해선 예산 배분과 규제 개혁 등 정부가 할 숙제가 많다.

◆정부, 세제 혜택·수도권 규제 특례, 대기업 편중 해소 시급=한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삼성전자 DB하이텍과는 사업 방향이 다르다. SK하이닉스의 유휴 라인 활용을 통한 수익 재창출 관점에서 출발했다.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615억원과 941억원이다. 전년대비 각각 13.3%와 70.8% 증가했다.

200mm 라인을 운용한다. 중국 업체가 타깃이다. 2018년 중국 우시시정부 투자회사 우시산업집단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국내 라인도 중국 이동 중이다. 파운드리 R&D는 국내 생산은 중국 체제다. 중국 지방정부와 합작투자는 안정적 매출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고객을 확보한 후 일을 진행하는 셈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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