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왜 아직도 실내에서 5G 안 터져요?”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코로나19가 5G 구축에 직격타를 주고 있다. 5G 상용화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실내에서 5G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 5G 가입자 상당수가 집과 사무실에서는 LTE로 접속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에 통신3사는 5G 인빌딩 구축에 속도를 내 커버리지를 확대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현재 700~800개 수준의 5G 인빌딩 커버리지를 확보했다. 당초 통신3사가 지난해 선언한 1000여개 5G 인빌딩 구축 목표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연말 기준 통신3사는 목표치 절반만 겨우 채운 바 있다. 올해에는 2000여곳 실내시설에 5G망을 설치한다는 방침이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는 분위기다.

KT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인빌딩 커버리지 현황’에 따르면 누적 776개 건물에 5G망을 설치했다. KTX 서울역, KTX 천안아산역, 대전역, 신촌 현대백화점 등이 포함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700~800개 수준의 5G 인빌딩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5G 인빌딩은 지하철‧KTX, 백화점‧대형쇼핑몰 등 인구밀집지역을 대상으로 통신3사 공동 구축으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전에도 5G 인빌딩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지하철 통신망 구축 때 안전문제로 새벽에만 장비를 설치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어두운 선로 내 광케이블과 급전선, 전원 설비 등 5G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한 고난이도 사전작업도 수반된다. 통신3사 공동구축에 나선 이유도, 네트워크 구축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한 건물 내 5G를 설치할 경우, 해당 건물주와 담당기관과 공사 인허가 협의에 나서야 한다. 이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가 확산된 후 5G를 설치하기 위해 건물 내에 진입하기조차 어려워졌다.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19에 물류센터 확진자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라, 향후 5G 인빌딩 구축이 다시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건물 내 들어가서 5G망을 설치해야 해, 이미 협의된 곳들도 5G 실내망 구축에 주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단 건물 출입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학 연기 등이 이어질 때 대학 캠퍼스 쪽 5G 인빌딩 설치가 특히 어려웠다”고 전했다.

코로나19는 5G 인빌딩뿐 아니라, 5G 투자계획, 28GHz‧5G 단독모드(SA)에도 차례로 영향을 주고 있다. 통신3사는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5G 투자에만 4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통신사 일부 사업 매출 하락과 투자 위축을 가져왔다.

지난 1분기 설비투자비(CAPEX)의 경우 ▲SK텔레콤 3066억원 ▲KT 4069억원 ▲LG유플러스 3746억원으로, 각각 전분기보다 7.5%, 26.3%, 54.2% 줄었다. 2분기에만 통신3사 합쳐 2억9119억원 이상을 집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장비공급계약만 체결해도 CAPEX에 반영되는 만큼, 하반기 예정된 계약을 상반기로 앞당겨 체결하는 조삼모사 방식이 나타날 수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8GHz와 5G SA를 연내 상용화한다고 밝혔으나, 28GHz를 지원하는 단말 출시도 예정돼 있지 않고 국내향 장비 기술개발도 완료되지 않았다”며 “5G SA를 테스트하는 칩셋도 해외에서 들여오는 데 어려움이 있어, 코로나19 영향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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