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넥실리스가 몸집 키우기에 한창이다. 동박업계 1위 위상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SKC 일원이 된 뒤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일 SK넥실리스는 전북 정읍시와 전기차 배터리용 음극 핵심소재 동박 공장을 증설하는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1200억원을 투자, 오는 8월 정읍공장에 연산 9000톤(t) 규모 6공장을 착공한다. 2022년 1분기 완공이 목표다.
이번 투자는 동박 시장 선점 차원에서 이뤄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매년 4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SK넥실리스가 생산하는 6마이크로미터(㎛) 이하 동박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선 배터리 고용량화, 경량화가 필요하다. 얇은 동박 제품은 이를 앞당길 수 있다. 배터리에 많은 활물질을 담을 수 있어 효율이 높아진다.
SK넥실리스는 동박 생산량을 늘려 대응한다. 연초 4공장 증설을 마쳤고, 지난 3월 정읍 5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지난해 2만4000t이었던 생산능력(CAPA)은 올해 3만4000t로 늘어난다. 5공장이 완공되는 2021년에는 4만3000t, 2022년 6공장까지 더해지면 5만2000t이다.
향후 추가 증설도 예고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대상이다. 배터리 고객사가 있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진출을 검토 중이다. 해외 생산기지 마련 시 고객사 대응이 용이하다. 해당 지역에는 SKC 여유부지가 있는 점도 긍정 요소다.
SK 넥실리스 관계자는 “지난 3월에 이어 3개월 만에 추가증설 계획을 밝힌 것은 기술력을 가진 SK 넥실리스의 자신감을 보여 준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증설 등을 빠르게 확정해 글로벌 No.1 동박제조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 내 전기차 배터리를 담당하는 SK이노베이션도 광폭행보에 나선다. 지난 4월 말 7억2700만달러(약 8900억원) 출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 2공장 증설에 활용될 자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1공장을 짓고 있다. 조지아주는 제조업 메카로 급부상 중인 곳이다. 록히드마틴 등 미국 굴지의 기업을 비롯해 인도 타타그룹 등 세계적 기업들이 있다. 특히 폭스바겐, BMW, 다임러, 볼보,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남동부에 위치해 이들과의 접근성이 높다.
1공장은 2021년 하반기 완공해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 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 2022년 초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완공 시 캐파는 연간 9.8기가와트시(GWh)다. 이는 국내 서산공장(연간 4.7GWh) 2배가 넘는 수준이다.
2공장은 오는 7월 착공, 2023년 본격 가동이 목표다. 캐파는 11.7GWh 규모다. 1~2공장을 합치면 21.5GWh에 달한다. 두 공장에 투입될 금액은 총 3조원이다. 1~2공장이 동시 운영되는 2023년에는 물류비용 절감, 현지 공장을 통한 미국 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안정적 배터리 공급 기반 확보 등으로 추가적인 수주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