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집중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 몸집을 키워,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협력사와의 공조,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지원, 인력 육성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25일 삼성전자(대표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는 협력사·산학·친환경 상생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K칩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다.
◆협력사 육성 기조 ‘결실’=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전후로 강화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와의 협업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오테크닉스는 삼성전자와 고성능 레이저 설비를 개발, D램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 문제를 해결했다. 해당 장비는 외산의존도가 높은 품목이었다.
싸이노스와 솔브레인은 핵심소재 공급에 성공, 삼성전자 반도체의 생산성 및 품질을 향상시켰다. 싸이노스는 식각공정 효율화에 필요한 세라믹 파우더 개발, 리코팅 기술 내재화를 이뤄냈다. 식각 단계에서 수율 유지를 위해 주기적 코팅이 필요한데, 세라믹파우더는 코팅 물질 중 하나다. 솔브레인은 고선택비 인산을 개발, 차세대 낸드 품질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PSK 등 장비사와 2~3차 부품 협력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삼성전자는 이들 업체와 설비 및 부품 공동개발을 본격화한다.
협력사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경영자문도 병행한다. 개발, 제조, 품질 등을 물론 환경 안전, 인사, 영업마케팅, 정보보호 등도 포함된다.
◆시스템반도체 키우기 ‘계속’=삼성전자는 지난 10월부터 정부, 반도체 업계 등과 1000억원 규모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 업체를 발굴하는 목적이다.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를 위한 MPW(Multi-Project Wafer) 프로그램도 공정당 연 3~4회로 확대했다. MPW는 한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칩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팹리스들은 자체 설계 기술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이달부터는 팹리스가 서버 없이도 칩 설계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설계플랫폼(SAFE-CDP)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에 상주하는 우주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난 2010년부터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3476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반도체 우수인재 확보 ‘집중’=삼성전자는 산학협력을 통해 인력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국책 반도체 특성화 대학인 한국폴리텍대학 안성캠퍼스에 애셔(공정장비), AFM(계측장비) 등을 기증해 공정 실습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와는 ‘인공지능(AI) 반도체공학 연합전공’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전공 소속 학생들에게 산업체 인턴십 기회, 반도체 제작 실습, 반도체 전문가 초청 특강 등을 제공한다. 연세대·성균관대와는 반도체학과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