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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공급망 재편…중저가폰 카메라 렌즈, 대만·중국·삼성전기 ‘야금야금’

김도현
- 중화권 업체, 규모의 경제로 압박…삼성전기, 고가폰 이어 중저가폰 확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공급망을 재편 중이다. 국내 중소기업 대신 중화권 업체 비중이 증가했다. 삼성전기도 진입을 예고했다.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라간정밀, 중국 써니옵티컬이 갤럭시 생태계에 편입했다. 이들 업체는 스마트폰 렌즈를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S 등 플래그십 모델은 삼성전기, 갤럭시A 등 중저가 모델은 세코닉스·코렌·디오스텍 등 국내 중소기업으로부터 카메라 모듈 렌즈를 조달했다.

공급망의 변화는 코로나19에서 비롯됐다. 국내 업체들은 렌즈 납기를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중화권 업체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코로나19 영향은 동일했으나 체감은 달랐다. 라간정밀, 써니옵티컬은 중국 정부 지원으로 생산 다변화 체제를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협력사는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사업장 운영 차질로 제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하면서 물량을 빼앗긴 상황”이라며 “고객사가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춘 협력사를 선택하는 건 당연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와 경쟁에 이어 삼성전기와 경쟁도 본격화했다. 삼성전기가 프리미엄폰에 이어 중저가폰 렌즈로 발을 넓힌다. 삼성전기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드엔드 스마트폰 시장 진입을 검토 중”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사업 확대 규모를 넓힐 것”이라고 선언했다. 삼성전기가 들어오면 물량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다.

카메라 렌즈 시장은 성장세다. 하지만 국내 업체 입지는 좁아졌다. 올해 들어 아직 신규 모델 수주를 하지 못한 국내 협력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업체에 밀리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까지 잠재적 경쟁 상대로 떠오르면서 국내 렌즈 업계 생태계가 붕괴될 수도 있다”며 “렌즈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인데 관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 렌즈 기술이 중국 등으로 넘어가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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