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중국 BOE가 애플 문을 다시 두드린다. 최대 고객사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흔들리면서 대안을 마련하는 차원이다.
1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BOE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12’ 시리즈 패널 테스트를 다시 받을 예정이다. 상반기에 수율 이슈 등으로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고 초도물량 납품에 실패했다.
BOE는 애플 전용라인으로 구축한 B11(멘양)이 아닌 B7(청두)로 재도전할 방침이다. B7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를 주력으로 하는 생산기지다. B11 대비 수율이 3~4배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B11과 B7은 같은 BOE 산하지만 다른 회사에 가까운 경쟁 관계다.
B7이 이달부터 애플과 테스트에 돌입하면 이르면 연말 내 최종 결과가 나온다. 샘플 제공, 양산 라인 점검 등의 과정을 거친다.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면, 아이폰12 시리즈의 후속 물량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할 수 있다. 리퍼브용이 대상이다. 통과 시 내년 아이폰13 시리즈 공급망 진입도 수월해질 가능성이 크다.
화웨이는 15일부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메모리 등 핵심 반도체 조달이 불가능하다. 미국의 강화된 조치 탓이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차질은 B7에 직격탄이다. 애플과 손잡는 것이 급선무다.
앞서 BOE는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출시할 ‘갤럭시S21’ 패널 테스트에서 탈락했다. BOE는 삼성전자로부터 갤럭시S 시리즈 일부 모델의 견적의뢰를 요청받았지만 결과적으로 공급사 진입이 무산됐다.
화웨이 공백을 메꾸기 위해 지속적으로 애플, 삼성전자 등과의 협업을 시도할 것을 보인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고객사 물량 확대도 고려해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이번 화웨이 제재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BOE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올해 모바일 전용라인을 증설했기 때문에 공장을 놀릴 수는 없을 것이다. 여러 고객사와 거래하기 위해 분주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이폰12 시리즈 초도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몫이다. 4개 모델 중 아이폰12맥스 물량 일부를 LG디스플레이가 담당한다. 20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4000만까지 늘어날 수 있다. 나머지는 삼성디스플레이 전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