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틱톡 글로벌 합의안 통과··· 틱톡·미국이 얻은 것은?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각) 중국의 짧은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의 글로벌 법인 신설을 골자로 한 오라클과의 기술제휴 안을 승인했다.

지난했던 틱톡 매각 이슈의 결과가 난 만큼 세계의 시각은 앞으로의 변화에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글로벌이 50억달러(한화로 약 5조8200억원)의 교육기금을 조성한다고 밝혔으나 바이트댄스는 이를 금시초문이라고 일축했다.

중국 정부의 대응도 관건이다. 이번 협상에서 키를 쥐고 있었던 것은 양국 정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안을 승인했으나 중국 정부가 이를 불승인한다면 사태는 처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중국 정부는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 발표하며 틱톡 매각에 제동을 건 바 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 글로벌의 기업가치를 600억달러(한화로 약 69조8400억원)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500억달러(한화로 약 58조2000억원)로 평가돼던 것에 100억달러를 더했다. 신설 법인의 지분 12.5%, 7.5%를 가지게 되는 오라클과 월마트는 120억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구체적인 금액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논란 초기에는 시발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공격이었던 만큼 틱톡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합의안이 통과된 이후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로 뻗쳐나가는 틱톡이 중국이라는 짐을 덜게 된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태다.

이는 인도 시장을 염두에 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틱톡의 인도 내 다운로드 건수를 6억6500억건으로 분석했다. 틱톡 전체 다운로드의 30.3%에 달한다. 실제 이용자도 1억명을 넘는다. 인도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개인정보보호’를 명분으로 인도 내 틱톡의 접속을 차단했다.

틱톡 글로벌이 미국에 본사를 두게 됨으로써 ‘중국 기업’이라는 딱지를 떼게 된다면 인도 시장을 되찾을 수도 있다. 이는 이번 논란으로 발생한 틱톡에 대한 손해를 만회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오라클과 월마트는 파괴적인 성장이 예견되는 틱톡의 2대·3대 주주가 됨으로써 이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특히 오라클의 경우 줌(Zoom)에 이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의 좋은 고객 사례를 거두게 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 등 업체에 비해 후발주자인 오라클로서는 ‘보안, 개인정보보호를 생각한다면 오라클을 이용하라’고 말할 좋은 명분이 된다.

한편 틱톡에 대한 이슈가 일단락된 상황에서 이제 관심은 텐센트의 ‘위챗’으로 옮겨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부터 미국 내 위챗 사용금지를 명령했으나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위챗 사용금지 행정명령의 효력을 중단시켜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텐센트는 메신저를 비롯해 클라우드, 게임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글로벌 기업이다.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클래시오브클랜’을 개발한 슈퍼셀의 지분도 84%가량 보유했으며 에픽게임즈 지분도 40%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도 영향을 피해가긴 어렵다. 텐센트는 넷마블의 17.7%, 카카오 6.72%의 지분을 가진 3대 주주다. 크래프톤의 지분 13.2%를 가진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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