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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넥스틴, 반도체 검사장비 ‘국산화’ 이끈다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미·중 기술 패권경쟁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재차 증명됐다. 미국 어플라이드, 램리서치, KLA 등의 장비 없이는 사실상 반도체 제작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로 국내 업계에 위기감이 돌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소재와 부품은 국산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장비는 더디다. 불행 중 다행은 일부 분야에서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넥스틴은 미국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되는 업체다. 이 회사는 반도체 검사장비를 생산한다. 설립자인 박태훈 대표가 넥스틴을 이끌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 KLA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를 세울 당시 독일 연구기관 프라운호퍼와 손을 잡았다. 프라운호퍼는 반도체 웨이퍼 샘플 이미지를 다수 보유 중이다. 이는 검사장비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넥스틴은 프라운호퍼와의 협업을 통해 2014년 2차원(2D) 웨이퍼 패턴결함 검사장비 ‘이지스’를 개발했다. 이지스는 자외선(UV)보다 짧은 ‘딥 UV’를 활용해 사진을 찍어 시간대별로 달리자 부분이 있는지 찾아낸다. 이는 첩보위성 동작 원리와 유사하다. 이스라엘에 연구소를 둔 넥스틴은 관련 촬영기술을 적용했다. 첩보위성 기술력을 갖춘 세계 6개국 중 이스라엘만 해당 기술을 민간에 이양한다.

이듬해 SK하이닉스 등에 이지스를 납품했다. 연이어 3차원(3D) 검사장비 ‘아이리스’도 개발했다. 이 장비는 다중 비초점면 이미징 기술을 기반으로 패턴결함 분석력을 높였다. 지난해부터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라인에도 장비를 공급했다.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푸젠진화반도체(JHICC) 등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넥스틴 관계자는 “넥스틴 장비는 전공정 인스펙션 장비를 만든다. 웨이퍼 가공 시 발생하는 문제를 검출하고 로스를 방지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며 “그동안 KLA가 90% 이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일본 히타치가 나머지를 담당하는 시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턴 검사장비는 빛을 조사하는 방식에 따라 브라이트필드(BF), 다크필드(DF)로 나뉜다. BF는 수직으로 빛을 쏴 반사광으로 패턴 표면을 찍고, DF는 비스듬하게 빛을 보내 산란광으로 패턴 표면을 찍는 방식”이라며 “BF는 좀 더 면밀한 검사가 가능하고 DF는 속도가 빠르다. KLA는 둘 다 하고 넥스틴은 DF 시장부터 진출했다”고 말했다.

넥스틴은 지난 8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 2015년 APS홀딩스에 인수되면서 몸집을 키웠고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투자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공모자금 절반을 연구개발(R&D)비로 투입할 방침이다. 지난해 ‘소부장 강소기업 100’에 선정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향후 넥스틴은 고객사 확보를 통해 히타치를 넘어 KLA를 추격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발 수주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체 대상으로 적극 영업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추가 수주도 기대 요소다.

넥스틴 관계자는 “미국, 중국 업체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생산능력(CAPA) 확대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향후 BF 분야에 진출해 안정화되면 장비 라인업을 넓힐 수 있다. RTP(Rapid Thermal Process) 장비, 계측 장비 등이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넥스틴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37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영업손실 18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하반기 수주 계약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200억원 내외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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