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초절정 고수가 등장했다…원자력硏 이유한 박사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상위 0.1%의 인공지능(AI) 분야 초고수가 등장했다.
골프 등 스포츠에 랭킹이 있듯, 인공지능 전문가의 객관적인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랭킹시스템이 있다. 구글이 보유한 데이터전문가 커뮤니티이자 인공지능 대회 플랫폼인 ‘캐글(kaggle)’에서는 전 세계 AI 경진대회 결과를 바탕으로 순위와 등급을 매긴다.
등급은 그랜드마스터, 마스터, 익스퍼트, 컨트리뷰터, 노비스 5등급으로 나뉜다. 최고등급인 그랜드마스터는 전 세계에 196명뿐이다. 랭킹시스템에 등록된 전문가가 15만명임을 감안하면 이는 상위 0.1%에 해당한다. 그랜드마스터 등극은 최고 수준의 역량을 증명하는 것은 물론, AI 전문가로서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이 그랜드마스터에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이유한 박사가 지난 10월 8일 선정됐다. 세계에서 196번째, 국내에서는 4번째다.
그랜드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경진대회에서 상위 1%에게 주어지는 금메달 5개를 획득해야 한다. 또한 최소 한 번은 개인으로 참가해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 대회에는 대개 3~5명의 팀으로 참가하므로, 홀로 메달을 따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유한 박사가 개인으로 금메달을 획득해 그랜드마스터로 선정된 대회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주관한 대회(COVID-19 mRNA Vaccine Degradation Prediction)다. 코로나 백신의 분해 속도를 예측하는 대회다. 이외에도 이 박사는 사진 속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내는 보안 대회, 수기로 작성한 뱅갈어를 읽어내는 알고리즘 대회, 분자 물성을 예측하는 대회, IEEE에서 개최한 이상 거래 감지 대회 등 여러 캐글 내 AI 경진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근에는 드라마 속 연기자의 대화와 감정을 토대로 스토리를 이해하는 유럽컴퓨터비전(ECCV, European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학회 워크숍 대회에서도 수상을 했다.
AI 기술은 원자력 분야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다. 인적 오류를 예방하고 고차원 운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 원자로의 상태를 시뮬레이션하여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사고 후 상황을 예측하는 시스템 등 원전 안전성 향상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현재 연구원에서 운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전의 사고를 예측·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더불어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 박사는 캐글과 관련된 비영리 페이스북 커뮤니티인 캐글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으며 구글이 운영하는 전문가 프로그램인 Google Developer Experts에서 머신러닝 부문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이유한 박사는 “전 세계 몇 백만 명이 모인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캐글에서도, 상위 랭킹에 우리나라 실력자 수가 많아졌다”며 “향후 더 많은 메달을 받아 우리나라의 AI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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