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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손 떼고 운전, 구급차 오면 파란불”…성큼 다가온 미래 교통

최민지
-KT, 제주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실증사업 시연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 제주 평화로에 위치한 자율협력주행 테스트베드 구간,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뗀다. 자율주행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운전 실력이 나쁘지 않다. 실제 도로에서 주변 차량이 도로를 달리는 가운데, 이 버스는 역주행‧정지차량 경고 정보 등을 받으며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선보였다. 이어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서비스가 탑재된 일반차량을 타고 실제 도로주행에 나섰다. 전방 교차로에서 신호대기를 하자, 출발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안내받았다. 이때 갑자기 구급차가 등장하니, 주변 차량에 이를 알리고 신호등도 즉시 파란불로 바뀌었다.

KT가 오는 12월11일 제주 C-ITS 실증사업 준공을 앞둔 가운데, 지난 28일 제주 평화로 C-ITS 테스트베드에서 자율협력주행을 시연했다. 이날 KT는 약 5Km 구간에서 국내 첫 자율주행 버스를 통해 C-ITS 교통안전정보를 제공하는 자율협력주행을 선보였다.

우선, 45인승 버스를 10인승으로 개조한 KT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했다. 한 면을 채운 스크린을 통해 현재 자율주행버스 위치와 운전자 화면, 속도, 주변차량과 교신상황, 교통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좌석 옆 창문은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갖췄다.

이 버스는 자율협력주행 테스트베드에 속한 제주 유수암 교체로부터 어음1교까지 5Km 구간을 10분간 자율주행모드로 움직였다. 테스트베드라고 하지만, 일반 차량들이 다니는 실제 도로다. 화면에 ‘자율주행 시작’이라는 문구가 나오고, 실제 운전자는 핸들에서 손을 떼고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그럼에도 40Km/h 속도를 유지하며 무리 없이 달렸다. 속도는 최대 60km/h까지 가능하다.

주행 중 돌발정보가 나타났다. “전방에 역주행 차량이 있다”는 가상의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버스는 서서히 감속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차량이 끼어들 때에도, 정밀측위 기술과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에 따르면 이는 자율주행차량 센서 검지영역 밖 도로 상황을 자율협력 주행차량에 차량‧사물통신(V2X) 기술로 협력정보를 전달하며, 차량자체 센서로 검지하기 전 정보를 전달해 차량을 제어하는 C-ITS 서비스 센서에 기반을 둔 자율협력 주행기술이다. KT 기지국을 통해 제공되는 정밀측위(RTK) 보정정보도 실시간 제공한다. 현재는 웨이브(Wave)를 기반으로 차량 간 통신을 지원하며, LTE도 함께 들어간다. 5G통신망의 경우, 연말 시험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KT는 대시민 정보확산 방안 IVI(C-ITS 앱)를 포함해 차량단말기 설치 차량 이외에도 C-ITS 서비스 정보제공을 구현을 보여줬다. 100개 멀티미디어가 한 화면에 담겼고, 기존 유선에서만 가능하였던 CCTV 영상 20개소도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엔 렌트카 차량에 탑승했다. 일반 렌트 차량이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C-ITS 차량단말기가 장착됐다는 점이다. 현재 KT는 3000여대 렌트카를 통해 C-IT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KT는 제주 자율협력주행 테스트베드 내 일반도로 7km 구간에서 약 25분간 C-ITS 시연을 진행했다. 신호등 200m 앞에서 신호현시서비스가 제공됐다. 신호등이 빨간불일 경우, 언제까지 멈춰야 하는지 초단위로 알려준다. 운전자가 신호를 예측해 출발하는 행위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교차로에서 충돌을 피하기도 용이하다. 현재 제주에서 신호현시가 가능한 곳은 54개소다.

이어 주변 300m 긴급차량이 접근 중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구급차나 소방차가 근처에 있으니, 주변 차량에 통신으로 이를 전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들이 구급차와 소방차 등 긴급차량의 통행을 돕는다.

특히, 긴급차량이 다가가면 신호등이 빨간불이더라도 파란불로 즉시 바뀌었다. 제주시 긴급차량 61대, 13대 대상 교차로에서 우선신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소방차 긴급차량 통행우선권을 부여해 이동시간을 단축,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며 “차량 즉시 신호 변경으로 신호제어 대비 소요시간을 줄이고, 센터 운영요원 업시 현장 구현방식을 채택해 실시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호등을 지나자 단말에 알람이 떴다. 560m 앞에 정지차량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도로에 설치된 돌발상황 검지기를 통해 수집된 낙하물, 고장차량, 사고 등 도로상의 위험요인을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에게 미리 알려준다. 이에 따라 운전자가 적절하게 속도를 줄이거나 차로 변경을 유도해 안전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도로 노면에 눈이 쌓였거나 결빙이 있는 등 도로주행 중 사고를 유발하는 노면 상태 정보와 함께 안개, 강우, 강풍, 폭설 등 기상정보를 전달한다.

한편, 이러한 서비스가 확대되려면 도로변에 위치한 소형기지국, 노변기지국이 늘어나야 한다. KT컨소시엄은 교통량 밀집지역 중심으로 92개 노변기지국을 설치했다. 이 기지국을 설치하려면 지중화작업이 수반된다. 토목‧도로공사, 철주 설치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해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

그럼에도 C-ITS 사업 확대가 필요한 이유는 안전한 미래 교통에 있다. 좀 더 편리하게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와 주변 생명을 지키고 기술을 통해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 제주 C-ITS 실증사업 사업관리단(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은 렌터카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 교통안전정보를 제공받은 운전자 83.1%가 감속, 정지, 차선변경을 하는 등 교통사고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제주=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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