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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억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 우선협상, 2개월 진통끝 마무리…DB는 오라클 독식

이상일

- 블록체인 플랫폼 등 분리발주에 주목, 11월말 부터 시스템 구축 착수
- 계정계 및 클라우드 DBMS로 오라클 선정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우정사업본부와 SK(주)C&C의 우선협상과정이 지난주 마무리됐다.

협상의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차순위사업자에게 사업이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예정대로 주사업자로 선정된 SK(주)C&C가 우섭협상을 마무리했다. 계약서를 교환하면서 양사는 11월 말부터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주사업자 계약과는 별개로, 관심을 모았던 DBMS 부문에서 파격적인 라이선스 할인 가격을 제시한 오라클이 핵심인 계정계와 클라우드 DBMS를 공급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IBM을 꺽고 이번 우체국금융의 실질적인 승자로 기록됐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와 SK(주)C&C가 지난주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개월이 넘는 우선협상 과정이 마침내 끝나며 SK(주)C&C는 지난 2000년 구축한 우체국 금융시스템을 신기술 기반으로 전면 재구축하는 사업에 착수한다. 이번 사업은 2023년까지 4차연도 사업으로 진행되며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구축 등 10대 전략과제, 20대 구축과제가 진행된다.

우선협상 과정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DBMS 공급자 선정과 관련해 한국오라클의 전략이 통했다.
우체국금융은 계정계 및 클라우드 DBMS로 오라클 DBMS를 도입키로 했다. 우체국금융은 이번 사업에서 계정계 코어 시스템을 IaaS 클라우드로, 계정계 DBMS는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개발한다.

클라우드 DB의 경우 시스템 성격 상 오픈소스 기반 DB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관련 업계의 기대치가 컸지만 계정계와 클라우드를 묶어서 파격적인 금액으로 제안한 한국오라클의 제안을 우정사업본부가 받아들인 셈이다. 우선협상 과정에서 IBM DB2를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클라우드 계정계 등에 IBM DB2 도입 사례가 국내에서 전무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우정사업정보센터가 강력하게 오라클 DBMS 적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SK(주)C&C가 발주처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국내 DBMS 업계에선 클라우드 계정계 도입 등 혁신적 금융 시스템 구축에 거는 기대가 컸지만 최소한 DBMS 도입에 있어선 우정사업정보센터가 혁신보다는 안정을 택한 셈이 됐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분산근무 등이 권고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업 역시 원격지 개발 방식이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당초 분석, 설계 부분은 나주 우정사업정보센터에서 개발하고 나머지 본 개발은 원격지에서 개발하는 방법을 검토하다 협상 과정에서 분석 일부까지만 현지 개발하고 나머지는 원격지에서 개발하는 방안이 유력해 진 것으로 전해진다. 원격지 개발 장소로는 경기도 광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최근 수도권의 2단계 거리두기 격상 등 외부 여건 상 나주와 서울을 오고가는 개발방식의 위험성을 고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앞으로 남은 과제는 분리발주 대상인 소프트웨어 선정 작업이다. 주사업자인 SK(주)C&C가 업무 분석 후 분리발주할 SW에 대한 요건 정의 및 수량을 결정하게 된다.

제안요청서 상 블록체인 플랫폼, 오픈API 등 40여개에 달하는 개별 솔루션을 도입해야 한다. 우정사업본부가 나라장터를 통해 발주하거나 사업공고를 내고 경쟁을 통해 도입하는 방식 등을 놓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업계에선 블록체인 플랫폼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플랫폼 도입에 약 10억원 이상의 예산이 배정돼 있어 분리발주 SW 규모면에선 유례없는 사업으로 주목된다는 평가다. 블록체인 기반 사업을 은행 시스템에 도입하는 사업인 만큼 클라우드 계정계 도입과 더불어 금융권의 대표적인 혁신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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