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재미+입소문=판매"…‘라방·펀딩’에 빠진 가전업계

이안나
- 제품 선정 및 소통 방식 모두 MZ세대에 최적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가전업체들이 새로운 판매 경로를 개척하고 있다.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까지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나 크라우드 펀딩에 진출 중이다.

7일 SK매직과 쿠쿠 등 올해 7월과 9월 처음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꾸준히 제품 판매량을 늘리며 안정 궤도에 오르고 있다. SK매직은 5개월째 주 1회 방송을 진행하며 식기세척기·공기청정기·정수기 등을 판매 중이다. 평일 오전 10시 방송임에도 한 시간 동안 누적 1만 명 정도가 참여하고 제품군 관계없이 평균 300대가 팔린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적극 활용하는 쿠쿠도 지난달 진행한 밥솥 특가 기획전에선 전달 라이브쇼핑 대비 판매량이 50% 증가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라이브 스트리밍과 커머스(상거래)의 합성어다. 기존 TV홈쇼핑과 유사해 보이지만 시청자들과 실시간 소통하면서 방송이 진행된다는 차이가 있다. TV홈쇼핑과 달리 송출 수수료가 없고 스마트폰 하나로도 생방송이 가능해 진입장벽이 없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조원 규모인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2023년까지 8조원대로 성장이 예상된다.

혁신 아이디어로 만든 가전 제품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는 사례도 눈에 띈다.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자가 참여자들에게 지원받아 목표 금액을 넘기면 해당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이다. 스타트업은 물론 삼성전자·캐논 등 대기업까지 관련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정식 출시 전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시간 소통 방식으로 사용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에는 라이브 커머스가, 혁신 제품을 선호하는 얼리어답터 소비자들을 겨냥한 건 펀딩 형식이 더 적합하다. 그러나 두 방식 모두 모바일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MZ세대가 모여있다는 점이다. ‘흥행’을 위해선 흥미와 신선함을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특히 진입 장벽이 낮은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는 업체들은 벌써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활용하거나 방송 콘텐츠 흥미를 위해 독특한 실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SK매직은 가전 유튜버 가전주부와 함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LG전자는 톤프리 방송에서 방송인 유병재를 출연시켰다. 쿠쿠는 무선청소기 파워클론 방송 시 볼링공이나 생수 묶음, 전기밥솥 등을 청소기로 들어올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 커머스가 흥행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는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입소문을 내는게 필수적”이라며 “젊은 층이 관심갖는 제품 위주로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송 자체가 재밌게 이어갈 수 있도록 진행하는 사회자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펀딩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 역시 ‘흥미’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가전을 먼저 선보이는 만큼 참여자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펀딩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제품을 소개하면서 만들어진 배경 등 스토리를 부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참여자들은 제품 구매의사를 미리 밝히고 펀딩하는 조건으로 출고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망원경과 카메라의 기능을 합친 새로운 컨셉의 콤팩트 카메라를 와디즈 플랫폼에서 펀딩 방식으로 선보였다. 1시간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고 3시간 반 만에 목표 물량 170개가 모두 매진됐다. 삼성전자도 최근 같은 플랫폼에서 비스포크 큐브 냉장고 펀딩을 실시했다. 목표 금액 6배가 넘는 2억6000만원 이상 금액을 투자받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펀딩을 통해 제품을 먼저 구매한 참여자들은 제품 정식 출시보다 먼저 가졌다는 만족감을 갖게 되고 혹여 자금 등 문제로 정식 출시를 하지 못하게 되면 펀딩 참여자들만 제품을 갖게 됐다는 희소성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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