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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발렛파킹’도 하는 자율주행차, 언제 상용화될까?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자동차가 스스로 주차장을 찾아가 빈 자리에 주차하는 자율 발렛파킹(대리주차) 기술이 현실화됐다.

17일 LG유플러스는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LAB’, 자율주행 솔루션기업 ‘컨트롤웍스’와 함께 5G 기반 자율주차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연과 함께 기술 현황과 향후 전략을 소개했다.

공개 시연은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진행됐다. 타고 온 5G 자율주행차 ‘A1’(현대자동차 GV80)에서 내린 이용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원하는 주차 공간을 선택하자, A1은 YTN뉴스퀘어 건물에서부터 상암1공영주차장까지 약 800m 거리를 5분간 이동한 후 빈 주차공간에 자리를 잡고 스스로 시동을 껐다. 이용자는 앱을 통해 이동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주차가 완료됐다는 알림을 받았다.

시연의 핵심은 크게 2가지다. 우선 주행 과정에서 A1은 신호등 및 도로환경 정보를 통신(5G-V2X)으로 실시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주행할지 또는 제동을 걸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작년 10월 무인차량 원격호출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에는 차량에 탑재된 센서로 주변 정보를 수집했다면, 이번에는 통신 기반으로 인식함으로써 카메라 의존도를 줄이고 오차 발생률을 낮췄다.

주차 과정에서는 실시간 주차공간 인식 시스템과 5G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 우선 컨트롤웍스의 AI 솔루션으로 실시간 주차공간을 확인하고, 확인된 정보는 LG유플러스가 구축한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을 거쳐 이용자에게 모바일 앱으로 전달된다. 여기에 한양대가 개발한 도심 자율주행 발렛주차 알고리즘은 정밀위치정보 기반 자율주행 및 발렛주차 경로를 정확하게 생성한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ACELAB) 교수는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자리잡고 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차량 스스로 자율 발렛파킹을 하는 기술은 엄청난 효과와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5G 자율주차가 상용화되기까지 남아 있는 기술적 제도적 관문들도 적지 않다. 선우명호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상용화 시점을 묻는 질문에 “주차공간 정보를 수집하려면 카메라가 설치돼야 하는데, 서울시 공용 주차장만 따지더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이런 일이야말로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주차 이용자가 지정한 공간에 다른 차가 먼저 들어오는 상황에 대한 안전 대비도 필요하다. 선우 교수는 “만약 모든 이용자들이 자율주차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지정 즉시 해당 구간을 블록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차가 중간에 들어오면 실시간으로 그 정보를 얻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통신 지연으로 업데이트가 늦어지면 잘못 (사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그런 상황에 대한 대비책은 없이 시연을 했지만 차후에 어떻게든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통신규격의 표준화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부터 다양한 자율주행 시범·실증 사업을 추진하면서, 와이파이 기반의 웨이브(DSRC·근거리전용무선통신) 방식을 채택해왔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셀룰러 기반의 C-V2X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각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글로벌 흐름과 달리 갈 경우 결국 2가지 기술을 모두 도입해야 하는 기술개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선우명호 교수는 “정부에서 DSRC에 연구비를 많이 투자하고 있는데, 불행히도 얼마 전 미국에서는 셀룰러 네트워크(C-V2X)를 이용하게 됐다”면서 “우리 국토부에선 DSRC를 2025년까지 깔겠다고 하는데, 이게 바람직한 건지 또 세계 표준으로 가는 게 바람직한지 등을 좀 더 심사숙고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이번 5G 자율주차를 통해 차량의 무인 픽업-주행-주차로 이어지는 일련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기반이 완성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산업이 상용화될 미래를 대비해 관련 기술과 협업체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강종오 LG유플러스 모빌리티사업담당 상무는 “기술 연구는 관련 연구기관들이 잘하겠지만, 그중 통신사가 가진 장점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고객의 자율주행 환경과 서비스에 대한 방향성을 맞춰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영준 LG유플러스 미래기술개발랩 담당은 “아직은 수익 사업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자율주행 산업이 상용화되면 분명 좋은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며 “클라우드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과 자율 발렛파킹 기술 등은 차량 외에 드론이나 향후 도심항공교통(UAM)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이르면 내달부터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5G 자율주차를 공개 시연할 예정이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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