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싹시스템 “2021년 지자체 망분리 실시, 큰 성장 기회”

이종현

이주도 한싹시스템 대표
이주도 한싹시스템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2021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도 외부 인터넷망과 내부 업무망을 분리하는 ‘망분리’를 적용하게 된다. 나날이 늘고 있는 지자체 대상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를 계기로 망분리 시장이 한층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망분리와 함께 성장하는 시장이 있다. 분리된 망을 연계하는 망연계 시장이다.

한싹시스템의 이주도 대표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망분리와 망연계는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며 “지자체 망분리를 계기로 기업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1992년 설립된 한싹시스템은 망분리 시장 초창기부터 망연계 기술을 개발해온 기업이다. 어느덧 30년 가까운 기술력을 축적한 베테랑 기업이다.

앞서 망연계 이전에는 한국이동통신의 무선호출 온라인 개통 시스템과 015 무선호출 사업자를 대상으로 고객 관리 및 과금 시스템을 개발했다. 2000년대 초에 개발한 통신 과금 시스템 ‘유니빌’은 현재까지 KT 전국망 1600개 지점, 일반 기업 50개 지점에 운영되고 있다.

네트워크 분야 기술을 가진 한싹시스템이 망연계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8년이다. 2010년 국가·공공기관 망분리가 의무화됐던 2010년부터 금융권, 국방·방산 등의 사업을 수주했다. 2018년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제도가 확대됨에 따라 통신, 제조, 병원, 학교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망분리 적용 대상이 확대되는 것과 함께 한싹시스템의 사업도 확장됐다.


한싹시스템의 망연계 솔루션 ‘시큐어게이트’는 국가정보원 검증필 암호모듈을 탑재하고 CC인증을 획득한 제품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성적서 기준 최대 20기가(G) 대역폭과 143만4000 초당처리건수(TPS)를 지원한다.

시큐어게이트는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서 주최한 2018년 대한민국 SW 제품 품질대상에서 우수상을 획득했다. 또 올해 11월 열린 2020 정보보호산업인의 밤에서는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등에 망연계 솔루션을 공급한 것을 계기로 과기정통부 장관 표창을 받는 등 제품 경쟁력 및 공로를 인정받았다.

망연계를 논의할 때면 종종 제기되는, “망을 분리해놓고선 다시 연계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대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망분리는 사용자 편의성이 아닌 보안에 치중된 기술이다. 철저하게 망을 분리해 운용한다면 더 나은 보안성이 담보된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망연계 없이 망분리만 적용할 경우에는 업무 연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부터 개발, 자료 반출 등을 위해서는 인터넷망과 연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망연계는 단순히 분리된 망을 연계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보안이 적용된 환경에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송하는 체계다. 이 과정에서 승인·반출 기능과 함께 백신, 데이터손실방지(DLP), 콘텐츠무해화(CDR) 등 솔루션과 연동하는 보안 솔루션”이라고 부연했다.

지자체 망분리와 함께 내년부터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공공기관 개방형 운영체제(OS) 도입도 한싹시스템에게 호재로 작용한다. 기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에 종속된 환경에서 리눅스 기반의 개방형 OS 환경으로 전환됨에 따라 리눅스에서 구동되는 망연계 SW가 요구된다.

일각에서는 망분리가 업무 편의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의무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대체할 기술이 등장한다면 완화해도 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망분리가 국내에서만 사용되는 기술이라는 말을 종종 하지만 그렇지 않다. 글로벌 기업 및 기관 대다수가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분리한다. 망분리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뿐이지, 망분리를 하고 있다. 이를 의무규정으로 두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망분리가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문제는 망분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책이 있느냐다”라며 “업무 연속성 측면에서 다른 정보보호 기술이 갖춰진다면 부분적으로 망분리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는 이제야 망분리를 도입하는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망분리 외의 대안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정보보호에 많은 투자를 해온 일부 금융권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왼쪽부터 망분리, 망연계 시장 규모
왼쪽부터 망분리, 망연계 시장 규모

한싹시스템은 망연계 솔루션을 캐시카우로 삼고 차세대 먹거리로 패스워드 관리, 전자팩스 솔루션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싹시스템이 개발한 통합 패스워드 관리 솔루션 ‘패스가드’는 서버, 네트워크, 보안장비, 폐쇄회로(CC)TV 등 여러 시스템의 패스워드를 통합 관리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망연계 솔루션으로 스마트시티 사업에 다수 참여한 것을 발판삼아 함께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전자팩스 솔루션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그는 “디지털화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팩스 시장은 점차 축소되는 중이지만 공공기관이나 금융 등 여전히 팩스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최근 리눅스 기반의 보안전자팩스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공공기관 개방형 OS 정책에 힘입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시행된 전자문서법도 한싹시스템 전자팩스 솔루션 사업에 이점으로 작용한다.

전자문서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종이문서와 동일한 효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개정 전자문서법은 전체 팩스 시장의 축소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정법이 시행되더라도 당장 보수적인 공공·금융기관이 종이문서 대신 이메일 등을 활용할 것이라 보긴 어렵다.

종이문서의 사용량이 줄어들게 되면서 전체 팩스 시장은 줄어들겠으나 한싹시스템의 주요 고객인 공공기관에서는 점진적으로 종이문서 대신 메일 등의 전자문서를 활용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그 과정에서 보안이 담보된 전자팩스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순조롭게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지자체 망분리 도입, 공공기관 개방형 OS 등 사업에 좋은 영향을 줄 이슈가 여럿 있다”며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내년을 기업 성장의 전환점이 되는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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