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스포츠·보드게임 규칙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발전하고 있다. 통신·기술 발달로 컴퓨터와 바둑을 두거나 골프·야구장를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젠 온·오프라인 혼합형 제품과 게임이 속속들이 등장 중이다.
13일 CES2021이 진행 중이다. 이번 참가업체 중엔 기존 보드게임이나 운동 종목에 ‘스마트’ 기능을 넣은 제품들도 있다. 혼자 혹은 여럿이서 더 실감 나게 즐길 수도 있고 운동 매개물이 역량 강화를 위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최근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스갬빗’에선 어린 주인공이 청소 담당 직원에게 함께 체스를 하자며 한참 조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주인공이 현시대에 실존한다면 PC가 없을지라도 혼자 체스를 두며 실력을 쌓을 수 있었을 것이다. 스퀘어오프 ‘지능형 체스판’은 나무판으로 체스를 두던 아날로그적 느낌을 유지하면서 가장 지능적으로 게임을 둘 수 있다. 인공지능(AI)이 내장돼있어 스마트폰과 페어링하면 상대방 말이 스스로 움직인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왔던 마법 체스판과 유사해 체스 매니아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사용자는 20개 난이도 중 선택할 수 있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고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도 가능하다. 게임 참여 방식을 보드판과 스마트폰 두가지로 만들어 참여도를 높였다. 시중에 나온 건 고정형 체스판이지만 두루마기처럼 돌돌 마는 제품도 준비 중이다. 그런데 혼자 앉아 움직이는 체스판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모습은 어딘가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더 발전된 미래형 체스판은 AI가 이런 빈자리까지 채워주는 모습일지 모른다.
비거인사이드는 현실과 가상공간의 혼합형 게임 ‘프로토콜223’을 만들었다. 스포츠와 e스포츠의 융합이다. 헤드셋마운트와 백팩형 PC 등을 메고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의 가상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걸 볼 수 있다. 가상현실(VR) 기술과 모션 캡쳐 기능을 활용했다. 기기를 착용하면 여러 벽면으로 구성된 경기장도 미래형 공간으로 변신한다. 경기장은 모듈 형식으로 소품을 활용해 변경 할 수 있다.
3대3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며 총 같은 물리적 도구를 별도 들 필요 없이 손동작을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하고 모든 기록이 저장된다. 현재 수많은 VR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 경험에 그치고 만다. VR 협업 게임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청중 모은 스포츠 경기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운동선수들에게 스포츠는 즐기는 것 외에 철저한 연습과 분석이 필요하다. 코치가 중요한 이유다. 전문가에게 배우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항상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를 보완해줄 제품들이 개발됐다.
다양한 구기종목이 있지만 그중 배트를 맞은 야구공 속도가 가장 빠르다. 징글텍 ‘스트라이크’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모두 사물인터넷(IoT)이 접목된 최초의 스마트 야구공이다. 투구 궤도를 3차원(3D)으로 분석해 공이 움직인 시간과 회전율·중심축 정보를 제공한다. 투수와 포수, 내야수 등 주로 수비팀 포지션에서의 훈련이 가능하다. 야구배트로 치는 건 불가능하다. 센서가 충격을 감내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문 장비 없이 투수들의 투구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건 큰 장점이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야구공 던진 후 궤도도 확인할 수 있다. 회원 관리 시스템도 탑재돼있어 개인은 물론 코치나 팀 단위 관리가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마이크로올레드의 ‘액티브룩’은 스포츠 안경 시장을 겨냥해 만든 초경량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경주용 자전거나 달리기를 할 때 고글처럼 생긴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하면 불편함 없이 즉각적으로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아주 작은 디스플레이를 제품 중앙 안경 브릿지에 심었다. 굳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시계를 들여다보지 않고 앞을 보며 시간과 속도, 심박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해 경고나 알림창을 띄운다. 손바닥을 이용해 쓸어내리는 등 제스처를 취하며 투명도를 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