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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페이스북도 참전…스마트시계, IT기업 격전지로

이안나
사진=아마존
사진=아마존
- 스마트폰 액세서리에서 독자적 IoT 기기로 진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애플·삼성과 중국업체들로 이뤄진 전 세계 스마트시계 시장이 정보기술(IT)기업들의 격전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중심이던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도 스마트밴드·스마트시계를 출시하거나 개발 중에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내년 중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시계를 개발 중이다. 시작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구동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자체 OS를 개발한다. 미국에선 페이스북이 갖고 있는 강력한 메신저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결합한 제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페이스북이 스마트시계 시장 진출 가능성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웨어러블 업체 ‘핏빗’ 인수를 두고 구글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친 건 페이스북이었다.

구글은 지난달 웨어러블 업체 핏빗 인수를 최종 완료하며 본격적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인수 금액은 무려 21억달러(2조3000억원)로 페이스북이 제시한 금액의 2배라고도 전해진다. 핏빗은 전 세계에 1억 대 이상 기기를 판매했다. 활성 사용자만 월 2800만명에 이른다.

아마존은 작년 여름 웨어러블 기기 ‘헤일로밴드’를 출시했다. 사용자의 운동량과 심박수, 체지방 비율 포함 감정까지 읽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헤일로 앱에 탑재된 목소리 분석 기능 ‘톤’이 사용자 평소 목소리를 분석한다.

스마트시계 시장은 현재 애플이 굳건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삼성전자, 샤오미와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애플을 제외한 업체들 사이에선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이 시장에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참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스마트시계 위상의 변화와 관련 있다. 과거 스마트시계는 스마트폰 주변기기로만 인식돼 존재감이 미미한 편이었다. 셀룰러 기능을 탑재한 애플워치 시리즈3이 흥행을 이룬 후 스마트시계는 독자적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진화했다. 이 경우 미래 IoT 시장에서 스마트시계 같은 웨어러블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구글의 픽셀폰이나 아마존의 에코 스마트스피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등 전례에서도 볼 수 있듯 글로벌 IT업체들은 그들의 생태계를 하드웨어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특히나 스마트시계 헬스 기능은 건강에 관심 많은 전 세대 소비자 요구에도 부합한다. IT기업들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생체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스마트시계가 유일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임수정 연구원은 “스마트폰에 비해 휴대가 간편하기 때문에 현재 스마트폰이 수행하고 있는 여타 IoT 기기들의 제어 기능을 웨어러블이 대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들에게 웨어러블 기기는 장기적인 시장 전망이나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미래 IoT 스마트홈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생각해볼 때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시계와 밴드를 포함한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전년대비 약 19% 성장해 약 2억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시계 시장에서의 경쟁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업체 간 생태계 확보 전쟁으로도 바라볼 수 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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