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LG·삼성·SK "증설, 또 증설"…배터리 장비업체 '화창'

김도현
- 피엔티·엠플러스·필옵틱스·씨아이에스·하나기술 등 매출 상승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앞다퉈 증설 소식을 전하고 있다. 연이은 투자로 장비 협력사도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작년 하반기부터 활성화된 만큼 올해는 더 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엔티 ▲엠플러스 ▲필옵틱스 ▲씨아이에스 ▲하나기술 등은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에 따른 공시를 냈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대폭 늘거나 줄었을 때 내는 공시다.

피엔티는 롤투롤(Roll-to-roll) 기술 기반으로 코팅 및 건조, 압축, 절단 장비 등을 공급한다. 롤투롤은 배터리 소재를 회전 롤에 감으면서 공정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국내 3사는 물론 중국, 유럽 배터리 제조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에는 양극과 음극 탭을 만드는 노칭 장비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연간 매출 3900억원, 영업이익 553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대비 21.3%, 3640.9% 상승했다.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한 만큼 수혜 규모도 컸다.

엠플러스는 칼로 소재를 자르는 프레스 노칭 장비, 양극재·음극재 등을 쌓는 스태킹 장비 등을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 중국 S볼트 등이 주요 거래처다.

지난해 K-IFRS 연결기준 매출 1585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보다 각각 51.94%, 266.94%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 중국 공장 등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장비 판매량이 급증한 덕분이다.

필옵틱스는 삼성SDI와 공동으로 레이저를 활용한 공법 및 장비를 개발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SDI에 레이저 노칭 장비, 스태킹 장비 등을 제공하고 있다. 레이저 노칭 장비는 칼 대신 레이저로 소재를 자르는 개념이다. 배터리 양·음극에 알루미늄과 구리 탭을 붙이는 탭웰딩 장비도 준비 중이다.

필옵틱스는 K-IFRS 연결기준 2020년 연간 매출 1889억원, 영업이익 5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34.5% 증가, 흑자전환이다. 작년에만 배터리 분야에서 1100억원 이상을 수주했다. 역대 최대치다. 지난달 삼성SDI가 헝가리 공장에 1조원 투입을 공식화한 점은 긍정 요소다.

씨아이에스는 양극판과 음극판을 만드는 장비가 주력이다. 고객사로는 LG에너지솔루션, 스웨덴 노스볼트 등이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래컴퍼니, 디에이치 등과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 장비 관련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전방산업 상승세에도 개발라인 매출 증가에 따른 원가 상승, 전환사채 전환손실 등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K-IFRS 개별기준 2020년 연간 매출 1181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대비 17.41% 증대, 적자전환이다.

하나기술은 노칭장비, 스태킹 장비, 탭웰딩 장비, 디개싱 장비 등을 다룬다. 디개싱은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가스를 배출하는 제품이다. 삼성SDI가 최대 고객사다.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씨아이에스와 마찬가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비례했다. 파생금융부채 평가손실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K-IFRS 연결기준 작년 매출액 880억원,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48.5% 상승, 적자전환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제조사 간 경쟁 심화로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계속 증설하고 있어서 올해 역시 주요 협력사들의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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