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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드론과 함께 날다… FPV 드론 체험해보니

이안나
- FPV 드론 중 완제품 형태로 출시…3개 비행모드로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사용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드론산업이 커지면서 제품 종류들 역시 크기 및 특징에 따라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드론을 쉽게 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는 방송 촬영 현장이다. 멋있는 자연 경관을 찍을 때는 물론이고 인물 화보촬영을 할 때도 소형 드론이 투입되곤 한다.

반면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FPV(First Person View) 드론도 있다. 레이싱 드론이라고도 불린다. 특징은 속도만 빠른 게 아니라 고글을 쓰고 카메라 관점에서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산업에서 쓰이는 드론들보다 엔터테인먼트 용도에 특화됐다.

이제까지 FPV 드론은 사용자가 직접 모터·프로펠러·안테나 등 각기 다른 제조사에서 부품을 구입해 수작업으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비행 영상을 녹화하기 위해선 고프로 등 액션캠을 별도 구매해 달았다. 부품끼리의 호환성 확인과 컨트롤러 프로그래밍이 필수다. 따라서 FPV 드론은 사용하기 전까지 과정이 번거롭고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은 편이었다.
파일럿이 직접 제작한 FPV드론과 완제품 형태로 출시된 DJI FPV
파일럿이 직접 제작한 FPV드론과 완제품 형태로 출시된 DJI FPV
드론업체들은 다양한 드론 제품군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을 입문시키는 게 과제다. DJI가 지난 3일 출시한 ‘DJI FPV’는 별도 제조 없이 바로 비행이 가능한 이 회사 첫 통합 FPV 드론이다. 이전 출시된 일부 드론 모델도 1인칭 시점으로 영상 시청이 가능한 것들이 있지만 고글을 별도 구매해야 한다.

이번 제품은 기체와 고글, 조종기가 처음부터 다 같이 포함돼있다. 이전 제품들이 여러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운행을 강조했다면 DJI FPV는 레이싱 드론답게 아크로 모드 등 역동적인 조종도 가능하다. 지난 17일 오전 드론 비행 허가 장소를 찾아 전문 파일럿과 함께 DJI FPV를 체험해봤다.

드론 무게는 약 795그램(g), 크기는 대각선 길이 245밀리미터(mm) 정도로 크지 않다. 드론을 활성화하기 전엔 조종기뿐 아니라 고글까지 연동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드론을 활성화시키면 꽤 강한 시동 소리와 함께 앞뒤 장착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에 불이 켜진다. 반면 고글은 안테나가 양쪽 아래위로 붙어있어 부피를 키운다. 무게는 약 420g다.

기존 드론을 조작할 땐 조종기 위에 스마트폰을 장착해 영상을 확인해야 하지만 이 제품은 고글을 쓰면 드론에 기본 탑재된 카메라 찍고 있는 영상이 눈앞에 그대로 나타난다. 고글에서 시청자 모드를 선택하면 한 사람이 운행하는 영상을 여러명이 함께 볼 수 있다. 최대 8개까지 연결 가능하다.

드론을 자유자재로 조종하기 위해선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숙련 기간이 필요하다. 처음엔 무제한 FPV 비행을 위한 ‘수동(M)모드’ 시연 과정을 지켜봤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km)까지 2초만에 도달하는데 상공으로 올라가는 속도도 순식간이었다. 비행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아크로 모드에선 다이빙과 360도 회전 등이 가능하다.

DJI 오큐싱크 기술 3세대 버전인 O3 시스템을 채택해 고글에선 드론 비행 중에도 촬영 모습을 지연 없이 지켜볼 수 있다. 마치 화질이 매우 선명한 가상현실(VR) 헤드셋처럼 잠깐씩 놀이기구 타는 느낌이 나기도 했다.

통신 상태에 따라 화면 일부가 버벅거리는 현상은 있었지만 녹화 영상은 문제 없다는 설명이다. 추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될 예정이다. 단 파일럿 설명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직접 제조하는 FPV드론보다 살짝 둔한 감이 있다.

레이싱 드론이라고 해서 전문가들만 다룰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M모드 뿐 아니라 일반(N)모드와 스포츠(S) 모드도 선택 가능하다. N모드 선택 시 레이싱 드론이 아닌 일반 드론처럼 작동한다. 수동 모드에선 최대 시속 140km까지 나아가지만 N·S모드에선 제한이 걸린다.

N모드 설정 후 직접 드론을 조종해봤다. 기존 드론을 짧게 조종해봤던 경험과 비교하면 1인칭 관점이 조종하기에 더 수월했다. 기존 드론에선 스마트폰 영상을 보면서 드론 위치를 번갈아 확인하느라 헤매기도 했고 눈앞에서 드론이 사라지면 불안감이 높아졌다.

DJI FPV는 처음부터 고글을 쓰고 시작하기 때문에 눈에 안보여 다른 물체와 충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덜했다.

드론이 사용자 위치에서 멀리 있을지라도 비행 시작점이 어디었는지가 실시간으로 표시돼 길을 잃지 않았다. DJI는 기존 드론들에 탑재했던 안전 기능도 대부분 그대로 담았다. 위험한 순간에 비상 정지하거나 호버링할 수 있고 ‘리턴투홈’ 버튼을 누르거나 배터리가 다 떨어질 즈음엔 드론이 알아서 시작점으로 되돌아와 착륙한다.

S모드는 N모드와 M모드의 중간이라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비행 기술 수준을 시험해 보고 FPV 비행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할 수 있다. 즉 151만5000원이라는 가격 장벽은 있지만 드론 한 대 구매로 입문부터 시작해 전문가 영역인 레이싱 모드까지 모두 다룰 수 있는 셈이다.

카메라는 초고화질(4K)로 150도까지 초광각 촬영이 가능하다. 이외 전자식 손떨림 보정(EIS) 기술이 들어가 있다.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촬영한 후에도 사용자는 매끄러운 영상을 담을 수 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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