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삼성전자가 일본 통신장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2위 통신사업자 KDDI에 이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와도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NTT 도코모에 5G 상용망 구축에 필요한 기지국(RU, Radio Unit)을 공급해 5G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한다고 23일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규모는 양사간 협의에 따라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NTT 도코모에 이동통신 장비를 직접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일본 통신사업자들과 다양한 5G 기술 검증을 진행해왔다.

KDDI와는 2002년 CDMA 1x EV-DO 시스템을 시작으로 모바일 와이맥스, LTE 등에 이어 2019년 5G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작년 3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 1위 NTT도코모 벽은 높았다. NTT도코모는 2020년 말 기준 82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일본 최대 이통사다. 모바일 서비스 매출 기준으로는 (2019년 기준) 미국 버라이즌, 중국 차이나모바일, 미국 AT&T, 미국 T-모바일과 함께 세계 5위 수준의 사업자로 평가된다.

특히, NTT도코모는 CDMA, LTE 등 세계 이동통신 표준 제정을 선도했던 세계 주요 이통사 중 하나다. 현재도 다양한 기술 개발 및 표준화 활동을 진행하는 까다로운 사업자로 통신업계에서 유명하다. 국내 이통사 못지 않게 장비 업체에 대한 기술적인 요구 사항도 많으며, 매우 세밀한 부분에 대한 검증 과정도 거친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LTE 때까지는 명함을 내밀지 못하다 5G 전환기를 앞두고 기회를 마련했다. 2016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5G 기술 검증을 시작으로 협력 물꼬를 튼 이후 공급계약까지 이끌어냈다. 이번 공급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2위 통신사업자 KDDI에 이어 NTT도코모도 5G 고객사로 확보하며 일본 이통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NTT도코모 무선 엑세스 네트워크 개발부 아베타 사다유키 부장은 "고객들에게 보다 혁신적이고 흥미진진한 경험을 제공하고 사회의 현안을 해결하는 최고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5G 분야 협력을 통해 '빛의 속도와 같은 5G'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일본법인 네트워크 사업총괄 이와오 사토시 상무는 "NTT 도코모의 5G 혁신 가속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상의 네트워크 솔루션을 제공하며 지속적으로 전세계 이동통신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일본, 한국 등 5G를 선도하고 있는 주요 국가의 1위 이동통신사에 모두 5G 장비를 공급, 세계 통신장비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특히, 지난 해 9월 이동통신 매출 기준 세계 1위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과 7.9조원(66.4억달러)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최근에는 캐나다 비디오트론(2019년 12월), 캐나다 3대 이동통신사업자 텔러스(TELUS)(2020년 6월), 사스크텔(2021년 3월), 미국 US셀룰러(2020년 2월), 뉴질랜드 최대 통신사업자 스파크(2020년 3월) 등 글로벌 통신사들로부터 신규 네트워크 장비 수주를 성공시키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