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대만 기업이 주도…실리콘웍스 톱10 진입 기대 - 톱10 작년 매출 전년비 26.4%↑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도 ‘슈퍼사이클’에 합류했다. 지난해 코로나19에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국내 기업은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2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팹리스 톱10의 매출액은 859억7400만달러(약 97조원)다. 전년대비 26.4%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으로 팹리스 업계가 부진할 것으로 보였지만 비대면 생활, 원격 교육 등 활성화로 PC 및 네트워크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업체별로 보면 퀄컴이 1위를 차지했다. 작년 매출 194억700만달러(약 22조원)로 전년보다 33.7% 성장했다. 2019년 브로드컴에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2020년에 되찾았다. 브로드컴은 매출이 2.9%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퀄컴의 반등에는 미국 제재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에 차질을 빚은 점이 컸다.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조달하는 화웨이 대안으로 떠오른 업체들이 퀄컴 AP를 사용한 영향이다. 애플이 퀄컴의 모뎀칩(베이스밴드프로세서)를 일부 재사용한 것도 한몫했다.
3위 엔비디아와 5위 AMD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각각 전년대비 52.2%, 45.0% 매출 개선을 이뤄냈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력인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솔루션과 게임 그래픽 카드의 수요 증대가 긍정적이었다. AMD의 성장은 PC 및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실적이 늘어난 덕분이다.
대만 업체들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4위 미디어텍은 매출이 전년대비 37.3% 올라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8위 노바텍과 9위 리얼텍은 각각 전년대비 30.1%, 34.1% 증가했다. 3사 모두 30% 이상 성장하면서 대만 반도체의 위상을 높였다.
트렌드포스는 “수탁생산(파운드리)의 생산능력 부족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팹리스는 파운드리 부족으로 인한 칩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다. 이는 팹리스 실적 개선에 도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최대 팹리스 업체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매출 1조1618억원을 기록했다. 13억7600만달러(1조5500억원)의 10위 다이얼로그와 격차를 좁혔다. 향후 톱10 진입 가능성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