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IPO 출격 준비 '착착'…'원게임 리스크' 극복은 과제로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올해 IPO 최대어 중 하나로 거론되는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에 지나치게 집중된 수익 구조를 탈피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크래프톤은 지난 8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NH투자증권·크레디트스위스·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JP모건 등은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게임사의 기업가치는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거래소 상장예비심사가 최대 45일이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이르면 6월 초 공모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배틀로얄 장르의 서바이벌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 IP를 보유한 회사다. 해당 IP 개발사는 본래 크래프톤의 자회사 '펍지 스튜디오'였지만 IPO를 앞두고 크래프톤에 흡수합병됐다.
지난해 매출은 1조6704억원으로,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그러나 크래프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739억원으로, 같은 기간 8248억원을 기록한 엔씨소프트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5563억원으로 넷마블(3380억원)을 뛰어넘었으며, 엔씨소프트(5866억원)와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액의 84%를 아시아 시장에서 벌어들였다. 한국 12%, 북남미 1.3%, 유럽 0.6% 순이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 최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가 중국이라고 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은 중국에서 정식 판호를 받지 못했지만, 2019년 5월부터 중국 정보기술(IT)기업 텐센트가 '화평정영'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등 동남아 시장에서 서비스 중이다. 크래프톤은 텐센트에게서 화평정영의 매출 일부를 로열티로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출을 크게 올렸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다만 크래프톤의 기형적인 수익 구조는 아쉬운 대목이다. 배틀그라운드 IP로 발생되는 수익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텐센트와의 인연이 있는 이상 차이나 리스크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이 심화됨에 따라 인도 정부가 배그 모바일을 포함한 중국 앱 서비스를 중단시켰던 점이 대표적인 예다.
크래프톤은 이러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다양한 방도를 모색 중이다. 지난달 10일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원활한 서비스 재개를 위해 인도 e스포츠 시장에 255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달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트위치(Twitch) 공동 창업자인 케빈 린을 포함한 사외이사 4명을 영입했다. 사외이사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게임 제작 및 지식재산권(IP)의 확장, 유망 신규 사업의 공격적인 투자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의 독립스튜디오인 피닉스와 딜루젼스튜디오가 합쳐져 탄생한 모바일게임 제작 스튜디오 라이징윙스가 해낼 역할도 기대를 모은다.
라이징윙스는 '골프킹 - 월드투어(Golf King – World Tour)'와 '미니골프킹(Mini Golf King)' 등의 글로벌 서비스를 계속해 나가는 한편 전략, 아케이드, 아웃도어 스포츠 장르의 신작을 올해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인도 시장 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재출시를 위해 인도 정부와 계속해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면서 "인도 e스포츠 게임업체 '노드윈게이밍'에 255억원을 투자한 부분은 해외 e스포츠 시장 중에서도 인도가 특히 주요한 위치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원게임 리스크'가 있다고는 하지만 크래프톤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쳐나가고 있다"면서 "올해 배틀로얄 장르가 아닌 신작도 다수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배틀그라운드 IP도 단순히 게임뿐만이 아닌 드라마나 웹툰 등으로 콘텐츠를 넓히는 등 IP 확장 사업을 다양하게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배틀그라운드 IP 기반 모바일 신작으로 출시될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NEW STATE)'는 글로벌 사전예약 43일 만에 1000만을 달성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동남아시아(22.6%)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은 아메리카(19.3%), 중동(15.1%), 유럽(15%), 동아시아(13.2%) 순으로 나타났다.
<왕진화 기자>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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