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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로봇 대체업무 전부서로 확대하나…'기계+사람' 협업모델 성과

강민혜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 (사진=LG생활건강 제공)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 (사진=LG생활건강 제공)

[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일반 직원 대상으도 RPA를 익히도록 업무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 이하 LG생건) 알(R)파트장의 업무에 대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알파트장'은 LG생건이 지난 2020년 2월 야심차게 도입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파트장이다. 파트장은 LG생건의 각 부문장을 이르는 말로, 로봇에게 처음으로 부문장의 역할이 주어졌다. 소프트웨어(SW)에 파트장 직함을 붙일 만큼 LG생건은 디지털 전환(DT) 의지가 강력했다. 사업 공시에 ‘박차’라는 단어를 직접 쓸 정도로 '알파트장'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해 9월 구광모 회장이 주재한 사장단 워크숍에서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사내 디지털 전환 시도 지원’ 등 보다 분명한 방향성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LG생건은 앞서 도입한 RPA 도입 시스템을 전직원 대상으로 크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LG생건의 로봇 업무 대체 성과는 긍정적이다. '알파트장'이 업무에 투입된지 1년이 지난 지금, 총 10대이 로봇이 정식 인사 등록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4월말 현재, 수행 중인 업무는 총 316개다. 이는 313명의 직원이 연간 4만4108시간을 투입해야 가능한 업무들인데, 이를 '알파트장'이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1년 전 '알파트장'이 업무에 처음 투입될 당시 업무량은 총 249개였다. 237명의 직원이 총 3만9000시간을 투입해야 가능했던 수준이다. 1년만에 처리가능한 업무가 약 70개 정도 더 늘어났고, 업무처리시간 절감 효과도 5000시간이 넘는다. 기존 직원들은 로봇으로 인해 대체되는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생산성이 요구되는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로봇의 업무 수행 성과는 양호하다. '알파트장'은 도입 이후 ▲실적 보고 ▲매출·주문 처리 등 수작업이 많은 영역에 집중 활용돼 사원이 본연의 임무에 몰입하도록 지원했다. 업무 성공률은 95%정도로 평가된다. 이는 매우 성공적인 수치로 평가된다.

이처럼 성과가 가시화되자 LG생건측은 점차 모든 부서에서 수행하는 수작업 업무를 인계받아 로봇(RPA)로 처리비중을 더욱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LG생건측은 알파트장이 ▲영업 ▲회계 ▲마케팅 등 8개 다양한 부서에서 활약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 10개로 늘어났지만 관련 부서가 어디인지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로봇이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만큼 회사 내부적으로는 인력 절감 압박에 놓일 수 있기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주목할 점이 최근 LG생건이 제시하고 있는 '알파트장'의 새로운 활용 방식이다. 로봇과 직원의 협업 모델을 통해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켜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관련 LG생건 관계자는 <디지털데일리>와의 통화에서 “RPA 도입 단계에서 더 나아가 현업 부서의 인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맞춰 직접 로봇 업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RPA챔피언’ 과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업 부서 주도 아래 RPA 처리 업무 범위를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내서 로봇이 단순·반복 업무를, 사람은 인지·분석 업무에 비중을 높임으로써 일종의 '협업' 시스템을 전사적 차원서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강민혜 기자> minera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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