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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커머스에서 해법"…이랜드·풀무원·오리온, 매출 확대 비결은?

강민혜

샤오청쉬의 이랜드 판매를 위한 대화창이다. 문구는
샤오청쉬의 이랜드 판매를 위한 대화창이다. 문구는 "사진 속에 있는 인기있는 제품의 사이즈를 구매할 수 있다. 오늘 프로모션 마지막날인데, 장바구니에 담아봐요~"라는 게 이랜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진=이랜드 제공)

- 현지 e플랫폼 공룡들과의 협업·입점 ↑, 매출 효과 '톡톡'

[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중국 新소매 시대다. 한국 소비재 및 식품, 제과,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내 유통 시장 진입 전략도 기존 오프라인 중심으로 온라인을 통한 B2C로 전환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유통가도 침체기를 맞았다. 백화점·면세점으로 대표되는 유통 공룡들은 오프라인 점포 정리 이름 아래 사라지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 이후 제2·3의 중국을 만들겠다던 일부 유통공룡들의 계획은 코로나19 이후로 틀어졌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들의 매출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이같은 매출 증가는 중국 특수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중국 플랫폼 입점을 넘어 협업을 통해 대등한 판매자가 돼 중국 내 소비자 입맛을 붙잡을 필요성이 대두된다.

◆ 입점 ↑= 플랫폼 기업에게도 이득…'수수료 안 받을테니 입점만 하라'는 中

국내에서 ▲킴스클럽 ▲주얼리 사업 부문 ▲패션 부문 등 리테일 사업을 주력하는 이랜드그룹은 중국 내서 큰 성장율을 기록하고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른바 '중국 백화점 거품'이 꺼지면서 유통가가 힘들어진 가운데 이랜드그룹은 일찍이 '新소매 유통산업'에 주목했다. 중국 플랫폼 기업 위챗의 샤오청쉬에 입점하며 셀러로서 판매 주도권을 잡았다.

샤오청쉬는 플랫폼에 수수료를 내고 입점하는 구조와 달리 판매자로 등록하면 이른바 '방문판매' 개념처럼 타인에게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샤오청쉬는 최대한 많은 판매자를 등록해 이들로부터 발생하는 카드 결제 수수료 등을 받는 것이 목적이다.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한 마케팅 비용도 샤오청쉬가 가져간다. 대신 판매자에게 입점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판매자는 샤오청쉬 채널에서 지인에게 링크를 보내 판매하며 그 제품에 대한 수수료를 얻는다. 회사에 소속된 판매사들은 누구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플랫폼 입점 임대료격인 수수료가 없어 접근성이 낮고 입점 후 얼마나 많은 채팅을 통해 판매를 판촉하느냐에 따라 가져가는 수익이 달라지므로 입점 판매자는 소통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이 과정서 위챗은 유입자 수 증가 등의 이득도 가져간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샤오청쉬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플랫폼 기업 카카오와 협업해 샤오청쉬 원리의 콸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서도 코로나19 이후 新유통망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 新식품 유통구조망 뜬다… "中 소비자 입맛 맞춰라"

풀무원 중국 법인 푸메이뚜어식품의 식물성 지향 제품. (사진=풀무원 제공)
풀무원 중국 법인 푸메이뚜어식품의 식물성 지향 제품. (사진=풀무원 제공)


식품회사 풀무원도 지난 2010년 일찍이 중국 新식품유통구조망을 분석, 진출을 결정했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전자상거래를 강화하며 기업의 플랫폼 진출은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소비자 대면을 넘어 B2B 사업이 활황을 맞을 것일나 전망도 내놨다. 풀무원도 같은 점에 주목했다.

중국 식품유통은 중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알리바바 계열 ‘티몰’, ‘허마셴셩’ 등 이커머스·신유통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풀무원은 ▲티몰 ▲허마셴셩에 초기부터 입점해 전략적으로 두부를 공급했다. 풀무원 중국 법인은 중국인이 즐겨 먹는 ▲포두부(脯豆腐) ▲백간(白干) ▲향간(香干)등 가공두부 신제품을 본격 선뵀다. 지난해 두부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85% 성장했다. 하반기에는 ▲북경 ▲중경 공장에 라인을 증설하여 제품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채널이 뒷받침돼줘야 판매가 성장한다는 게 풀무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부터는 ▲냉장 파스타 ▲냉동 핫도그 ▲냉동 만두 등 간편식 제품 라인을 확장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10년 전 중국 식풍 유통은 오프라인이 강세였다"며 "풀무원은 과감하게 이커머스와 신유통구조망에 집중했다.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선 전략이 지금 빛을 발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 중국 내 마련한 신뢰 위, 이커머스 끼얹다

중국 징동닷컴 내 오리온 제품 판매 페이지다. (사진=오리온 제공)
중국 징동닷컴 내 오리온 제품 판매 페이지다. (사진=오리온 제공)

제과 중심 식품업체 오리온 역시 중국 시장에 확보한 신뢰를 기반으로 이커머스 채널 입점에 주력했다. 중국 내 사용자 수가 많은 이머커스 채널에 주목했다. ▲타오바우 ▲진둥 ▲핀두어더다. 회원 수가 많은 건 소비 규모가 큰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코로나19 이후 면세·백화점 라인의 축소로 '중국 버블'이 터진 것에 대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뷰티다. LG생활건강은 이커머스에 주력하며 기존 업계 1위 규모를 강화할 준비를 갖췄다.

중국 내 주요 온라인 플랫폼 ▲티몰 ▲브이아이피(VIP) ▲징동 등에 ▲후 ▲숨 ▲오휘 등을 플래그쉽 스토어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광군제서만 ▲후 ▲숨 ▲오휘 ▲빌리프 ▲브이디엘(VDL) ▲씨앤피(CNP) 등 6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이 15억5000만RMB(위안화, 한화 기준 2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74% 오른 수치다. 역대 최대 매출 갱신이라는 설명이다.

'뷰티계 중국통'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은 ▲알리바바 ▲징동 ▲도우인(틱톡의 중국 내수용) ▲콰이쇼우(틱톡과 유사한 숏폼 플랫폼) 등에 플랫폼 규모를 가리지 않고 입점,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신소매 유통 시장이 열릴 것이란 관측은 10년 전부터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급속 전환이 앞당겨져 현실이 됐다"며 "전통 채널 축소로 경직된 시장을 중국 내 이커머스 플랫폼 진입과 현지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 예측한다. 해당 기술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역수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민혜 기자> minera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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