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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데자뷰"…인도·베트남 재확산에 삼성·LG '불똥'

김도현
- 주재원 가족 복귀·백신 접종 등으로 적극 대응
- 일부 공장 가동률 대폭 감소…스마트폰 최대 피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백승은 기자] 삼성과 LG그룹이 인도에 이어 베트남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두 국가에 공장을 둔 계열사들은 직간접적인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 중이지만 최악의 경우 생산라인 셧다운까지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달 27일부터 코로나19 4차 지역감염이 시작됐다. 일주일 새 누적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작년 코로나19 초기에 국내기업 중국 공장이 멈춰선 때와 유사한 상황”이라며 “당시보다 대응력이 좋아지기는 했으나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박닌성·타이응우옌성 등이 속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이 있는 지역들이다. 두 곳에서 제조되는 휴대전화는 연간 1억5000만대 내외로 전체 생산량의 절반 수준이다.

박닌성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패널 모듈) ▲삼성SDI(배터리팩)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곳은 현지 정부의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외부 인원이 들어올 수 없어 내부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인근 숙박시설과 학교 등을 활용해 임시거처를 마련하고 사내 기숙사 수용인원을 늘리는 등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삼성SDI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3개 계열사 임직원 1만5000명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2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시작했다.

인근 타이응우옌성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카메라모듈)가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다. 일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박닌성과 달리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호찌민시에 가전 및 TV 공장을 두고 있다. 북부만큼 확산세가 심각하지 않지만 코로나19 확진자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호찌민시는 지난달 말부터 음식점 미용실 등 영업을 중단하고 10인 이상 모임을 금지했다. 삼성전자는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LG그룹은 베트남 하이퐁시에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가전·TV) ▲LG디스플레이(패널 모듈) ▲LG이노텍(카메라모듈) 등 공장이 있다. 다른 지역 대비 피해가 크지 않은 상태다. 생산라인은 정상 가동 중이다.

다만 외부활동이 전면 차단된 하노이성과 박닌성 등에서 거주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하이퐁시 내에서 출퇴근할 수 있도록 숙소비를 지원하고 있다. 임시 숙소도 제공 중이다.

지난달 코로나19 감염자 수 정점을 찍은 인도도 상황이 좋지 않다. 삼성전자는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 세계 최대 규모 휴대전화 공장,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생활가전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인근에 패널 모듈 라인을 구축했다. 양사는 전세기를 띄워 출장자와 주재원 가족들을 귀국시켰다. 현재 휴대전화 생산라인의 경우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노이다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서 TV 및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생산계획을 최소화해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가동률은 저조한 상태다. LG전자 역시 지난 4월부터 주재원 가족들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셧다운까지 갈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2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베트남과 인도 모두 생산능력이 큰 편이어서 관련 기업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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