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앞두고 기업가치 개선과 주주가치 최우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10일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를 약 6대 4 비율로 분할해 오는 11월1일 새롭게 출범하기로 의결했다. 11월29일 존속회사는 변경상장, 신설회사는 재상장된다.
이와 동시에 SK텔레콤은 액면분할을 추진한다. 앞서, SK텔레콤은 인적분할을 놓고 SK(주) 합병성을 부인하고,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수차례 시장에 표명해 왔다. 이번 액면분할 결정도 주주 투자접근성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통상적으로 액면분할은 시장에서 호재로 여겨진다. 액면분할은 주식 액면 가액을 일정한 분할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SK텔레콤 5대 1비율로 주식을 액면분할한다.
이에 따라 현재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1주는 액면가 100원인 5주가 된다. 유통 주식 수도 늘어난다. SK텔레콤 발행 주식 총수는 현재 7206만143주에서 3억630만715주로 증가하고, 인적분할에 따른 약 6 대 4 분할비율대로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나눠진다.
예를 들어, SK텔레콤 주식 20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액면분할 이후에는 5배 늘어난 100주를 갖게 된다. 약 6대 4 분할비율에 따라 존속회사 주식 60주와 신설회사 주식 39주를 각각 교부 받는다. 소수점 이하 단주는 11월29일 종가로 환산해 현금으로 받는다. 인적분할과 액면분할의 효과는 모두 변경상장 및 재상장일인 11월 29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 반영된다.
액면분할을 하더라도 SK텔레콤 실질가치는 그대로지만, 주가는 저렴해 보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가격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주주를 끌어올 수 있다는 의미다.
SK텔레콤도 액면분할을 통해 주주 구성 측면에서 소액주주 비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액면분할을 시행한 기업 사례를 보면, 액면분할로 인한 주당 가격 하락이 거래량, 주가, 시가총액 상승을 이끄는 호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1주당 265만원에 달해 ‘황제주’로 불리던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액면분할을 통해 1주당 5만3000원대에서 거래를 시작, 국민주로 불린 바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동학개미운동이 일어났을 때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집중 매수를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용이한 가격 접근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액면분할을 시행한 대표적 기업이다.
최근 주가 상승세를 탄 SK텔레콤은 인적분할과 함께 액면분할까지 추진하며,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민주’를 표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인적분할을 추진하며 지난달 총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했다. 사실상 기존 보유 자사주 전략에 해당하는 규모로, 금액으로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크다.
SK텔레콤은 공식적으로 SK(주) 합병 계획을 부인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할 경우, SK텔레콤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시장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는 인적분할 후 의결권이 생기는 자사주의 마법을 통해 대주주 지분율을 높여 SK(주)와 신설회사 간 합병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SK텔레콤은 이러한 가능성조차 남기지 않고, 분할 전 자사주 소각을 진행해 주주를 위한 전향적 의사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이날 SK텔레콤 종가는 32만8000원으로 전일보다 0.15% 올랐다. 인적분할 및 액면분할 소식으로 장중 33만9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