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s톡] 안랩, 올 상반기 최대 실적···정치 테마주로 묶여도 아랑곳없이 실속 성장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정치 시즌이 도래하면 안랩은 자연스럽게 정치 테마주로 돌변한다. 회사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안랩하면 조건반사적으로 연상되는 단어가 '안철수'이다보니 어쩔 수 없다.
시장에선 '안철수'라는 이름에 가려진 안랩의 본모습이 궁금해질때가 있다. 안랩은 과연 보안 시장의 주도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을까.
29일, 안랩은 공시를 통해 2021년 2분기 실적(잠정)을 공개했다.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으며,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날 공개된 안랩의 2분기 매출액은 473억8000만원이며 영업이익 45억5000만원, 당기순이익 97억2000만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8%, 64.9% 늘었고 영업이익은 16.6% 줄었다.
안랩의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안랩은 2015년 상반기 매출액 571억7000만원 달성 이후 2021년까지 매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 지난 6년간의 연평균 10%가량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단기간 내 급성장하지 않는 대신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이어온 것.
상반기 호실적으로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안랩은 연간 실적 기준으로도 2015년 134억4000만원에서 2020년 1781억8000만원으로 매출 규모를 키웠다.
대외 여건은 안랩에게 유리하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디지털화, 비대면(언택트) 확산에서 보안은 필수적인 요소다. 종합 보안기업인 안랩은 기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전 분야 솔루션·서비스를 제공한다.
안랩은 최근에는 클라우드, 운영기술(OT)/산업제어시스템(ICS)과 같은 신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2016년 클라우드 보안 관제 서비스를 출시한 안랩은 기업 내부에 클라우드 테스크포스(TF)를 구축, 서비스형 보안(SECaaS) 제품을 다수 출시해왔다.
올해 초에는 TF 방식으로 운영하던 클라우드 관련 부서를 정식 부서로 편성, 클라우드 사업 강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아스트론시큐리티, 테이텀에 투자한 데 이어 2월에는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안랩 클라우드’를 출시했다. 보안에 특화된 클라우드 매니지드서비스사업자(MSP)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막 태동 중인 OT/ICS 보안시장도 안랩의 주요 타깃이다. 안랩은 작년부터 OT/ICS 보안 시장을 도전과제로 설정, 관련 사업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및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OT/ICS 보안기업 나온웍스의 지분 60%를 인수하기도 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5월 ADT캡스 인포섹(구 SK인포섹)과 OT/ICS 보안 사업 제휴다. SK그룹의 계열사인 ADT캡스는 국내 최대 정보보안 기업으로 안랩의 주요 경쟁사다. 경쟁 기업끼리 손을 잡은 다소 이색적인 풍경이 그려졌는데, 당장의 주도권 다툼보다는 시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다소 낮은 영업이익률은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안랩은 약 10%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SW) 기업들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치다. 다만 많은 인력이 필요로 하는 보안관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일반적인 SW 기업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안랩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현재는 미래를 위한 차세대 기술개발, 기업 투자와 인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연구개발(R&D) 투자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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