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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오랜만에 본 비트코인 4만달러…아마존보다는 기관투자자 주목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주간 블록체인>은 기자가 음성 기반 SNS ‘음(mm)’에서 다룬 내용을 토대로 작성됩니다. 매주 목요일 9시 가상자산 재테크 서비스 ‘샌드뱅크’의 백훈종 COO(최고운영책임자)와 함께 ‘음’에서 <귀로 듣는 주간 블록체인> 방을 엽니다. 이번주에는 남두완 스테이블노드 대표도 함께 얘기를 나눴습니다.

방에서는 전문가 패널로부터 더욱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기자에게 직접 질문도 가능합니다. ‘음’은 카카오톡 내 서비스로, 카카오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들어와서 방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번주 이슈는 오랜만에 본 ‘비트코인 4만달러’였습니다. 지난주에 비해 비트코인(BTC) 가격이 약 24% 올랐는데요, 월요일이었던 지난달 25일 단 몇 시간만에 15% 급등하더니 화요일엔 다시 주춤했습니다. 그러다 27일에 다시 반등해 4만 달러를 터치했고, 31일에는 또 다시 급상승해 4만 1000달러를 넘어섰죠. 한 때 4만 2400달러 선에서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4만달러 저항선을 뚫은 것이기 때문에 상승 요인과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승과 조정에 영향을 준 아마존 관련 소식, 그리고 다시 시작된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까지 두루 살펴보겠습니다. 또 이미 해프닝처럼 마무리된 아마존 뉴스보다는 기관투자자 관련 데이터에 더욱 주목할 필요도 있겠습니다.

◆아마존, 비트코인 가격 ‘들었다놨다’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경 비트코인 가격은 3만 4000달러 선에서 15% 가량 급상승하면서 3만 9000달러대에서 거래됐습니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트러스트)인 ‘GBTC’ 의무보유기간(락업)이 해제된 이후 매수세가 붙은 영향도 있었으나, 아마존 관련 이슈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국 비즈니스 매체 시티 A.M.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아마존 내부 소식통을 인용, 아마존이 연말까지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오는 2022년에는 자체 토큰 발행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이 디지털화폐 및 블록체인 분야 인재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내 보도의 신뢰성이 더해졌죠.

아마존의 디지털화폐 및 블록체인 분야 채용공고./출처=Amazonjobs
아마존의 디지털화폐 및 블록체인 분야 채용공고./출처=Amazonjobs
하지만 아마존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아마존 대변인은 “가상자산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는 상관없이, (결제 도입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다만 “고객들이 아마존에서 쇼핑을 하는 데 있어 가상자산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즉 연내 비트코인 결제 소식은 사실이 아니지만, 향후 가상자산을 비즈니스에서 활용할 가능성 마저 없애버린 것은 아닙니다.

이에 대해 백훈종 COO는 “비트코인 결제는 기술적으로 크게 어려운 게 아니라, 별도의 팀을 마련하지 않더라도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짚었습니다. 아마존이 가상자산 분야 인재를 채용하는 이유가 비트코인 결제 때문은 아닐 것이란 추측입니다. 보다 확장성 있는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을 수도 있죠.

다만 백 COO는 “아마존이 가상자산 비즈니스를 급히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반독점법 문제 등으로 규제당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기관투자자, 비트코인 쌓아두나…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보면

비트코인 상승세를 맞을 때마다 반드시 짚어봐야 하는 게 있습니다. 기관투자자의 움직임입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비트코인 랠리를 이끈 건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상승세에도 한동안 주춤했던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다시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지난 2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다시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블록체인 상 데이터에서도 어느 정도 파악되는데요.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장외거래(OTC)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규모가 지난달 26일 이후 크게 증가했습니다.
장외거래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규모가 지난달 26일 이후 증가했다./출처=트위터 계정 'Bitcoin Archive'
장외거래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규모가 지난달 26일 이후 증가했다./출처=트위터 계정 'Bitcoin Archive'
장외거래는 기관투자자들이 주요 사용하는 방법이므로 이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 증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유투데이는 해당 데이터를 인용해 “고래(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들이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데이터 분석업체 뷰베이스에 따르면 이번주 중앙화 거래소의 비트코인 ‘순유출’ 규모는 17만 2699BTC로 꽤 컸습니다.

순유출은 거래소로 유입되는 유입량 대비 유출량이 더 클 때 그 차이를 나타내는 값인데요. 거래소로 비트코인이 유입되는 건 보통 매도를 위한 것이 많고, 거래소로부터 비트코인이 빠져나가는 건 개인 지갑 등에 비트코인을 축적해놓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즉 거래소로 유입되는 비트코인 규모보다 거래소로부터 유출되는 비트코인 규모가 커야 상승세에 유리합니다.

이런 데이터들을 보면 기관투자자들이 결국엔 다시 비트코인을 욕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왜 그럴까요? 코인베이스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가상자산 시장 리포트를 보면 어느 정도 해답이 나옵니다.

백훈종 COO는 “코인베이스의 리포트를 보면 기관투자자의 비트코인 수요가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나온다. 지난 몇 년 간 흔히 샤프지수라고 하는 위험 대비 수익률을 따져보면 비트코인이 금이나 SPY, QQQ 같은 다른 투자상품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흔히 샤프지수가 높은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므로 비트코인은 이 점에서 우위를 가진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백 COO는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도 기능하려면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 정도가 낮아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낮은 편이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기관투자자 관심, 제대로 확인하려면 ‘기업에 대한 투자’ 봐야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한 만큼, 기관투자자가 단순히 비트코인을 매수하는지 그 여부만 중요한 건 아닙니다. 최근 업계 전문가들은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기업’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을 활용하는 기업 자체를 키운다는 겁니다.

남두완 스테이블노드 대표는 “실제로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관심이 있는지 보려면, 가상자산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크게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투자를 유치하는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에 대해서만 많이 얘기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기업에 많이 투자한다는 게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요즘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추세입니다. 일례로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FTX는 최근 약 9억달러(1조 368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기업가치를 약 180억달러(20조 7360억원)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를 두고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도 “FTX 투자자 중에는 소프트뱅크. 폴튜더존스 일가 등 유명 투자자 및 헤지펀드가 포함됐다”며 “기관투자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투자자들이다. 이들이 가상자산 시장이 사라지지 않을 시장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의 헨리 아슬라니안(Henri Arslanian) 가상자산 부문 총괄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가격까지 끌어올렸다는 겁니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기관투자자와 고래들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지난해 가상자산 기업 인수합병 규모는 30억달러에 가깝게 증가했으며,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기록에 근접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기업 중에서도 대기업을 선호하며, 중소기업 투자를 고려하진 않는 듯하다고 추측했습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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