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메프 상생협력팀 MD는 소상공인 위해 ‘이것’까지 한다?

이안나
- [인터뷰] 위메프 상생협력팀 사업개발파트 이혜인 파트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중소상공인 대상으로 다양한 온라인 판로지원 사업들을 진행해본 결과 실제 매출 성과를 결정 짓는 것은 ‘상품성’ 이었습니다. 지난 7년간 축적된 중소상공인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상공인들 온라인 상품성 확보를 위한 전문조직인 ‘사업개발파트’를 신설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많은 중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채널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 하여 원활한 판매가 이뤄지는 건 아니다. 온라인 쇼핑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고 광고·마케팅 전략도 달라져야 하지만 무엇보다 상품 자체가 매력적이어야 한다. 가령 마켓컬리와 오아시스가 새벽배송으로 유명해졌지만 그 밑바탕엔 프리미엄·유기농 식품이라는 특색이 있던 것처럼.

위메프 상생협력팀 사업개발파트 이혜인 파트장<사진>이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상품’ 자체를 판매 기본으로 강조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위메프 상생협력팀 사업개발파트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성공적 온라인 진출과 자생력 강화를 돕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만들어졌다. 조직은 신설됐지만 2015년부터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확대를 도와주던 역량을 기반으로 한다. 이곳에 속한 4명의 상품기획자(MD)들은 중소상공인들에 1대1로 전담 업체를 맡고 온라인 전용 상품개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지원한다. 물론 전문성도 있다. 조주기능사 자격증이 있는 MD가 전통주 개발을 하고, 제과제빵 자격증이 있는 MD가 베이커리 상품을 개발한다.

이 파트장은 “상품성이 없으면 라이브커머스나 마케팅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매출을 높일 순 있지만 지속적인 판매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전문 MD와 함께 상품개발, 마케팅 역량을 더한다면 중소상공인도 자생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기반 시장조사, 상품·브랜드 기획, 촬영, 디자인, 판매/마케팅까지 온라인 전용 상품개발에 필요한 A to Z 전문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는 점이 위메프만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중소상공인들은 온라인 진출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토로할까. 이 파트장은 “온라인 시장조사와 판매전략 수립을 다수 파트너사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워한다”고 답했다. 오프라인 판매 경험은 많지만 전국 단위 온라인 판매는 환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전문 MD들은 최근 1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거래액이 우상향하는 카테고리를 파악, 그 중 대기업 미개척 블루오션 영역 기회를 찾아낸다. 그후 파트너사 제조시설에서 생산하기 적합한 원물을 결합해 상품개발을 제안한다. 또한 온라인은 각종 쿠폰·프로모션 등으로 오프라인보다 가격구성이 복잡하다. 이 부분 역시 MD들이 나서 고객 구매를 이끌 수 있는 가격구성을 컨설팅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전문 MD들이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상품개발 한 결과 성공 사례들도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마카롱 판매업체가 수제 에그타르트 전문 브랜드로 새단장 후 ‘쁘띠블랑제 타르트 3종’을 출시했다. 여기에 MD들이 직접 출연해 상품 리뷰해주는 ‘어디까지 먹어봤니’ 영상도 제작했다. 이달 초 업로드 한 후 열흘간 매출(7월2일~11일)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4.2배 높아졌다. 오프라인에서만 고춧가루를 판매하던 업체가 ‘꼬꼬한끼 닭갈비’를 론칭하고 온라인 판매, 라이브커머스로 홍보한 결과 6월 첫 달 월 거래액 약 8000만원을 달성했다.

전문 MD가 업체를 전담하고 상품개발서부터 참여하는 모습은 기존 MD들이 맡던 역할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전례가 없는 만큼 소상공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상품 판매 결과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시행착오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이 파트장은 “공동 목표를 ‘파트너사 매출증진’으로 하고 제품에 대한 전문가는 소공인, 온라인 상품기획에 대한 전문가는 담당MD로 역할을 명확히 하고 협업을 진행한다”며 “객관적 데이터 기반으로 제품 방향성을 투명하게 제시하니 처음엔 수동적이었던 파트너사도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출시 후 전년대비, 전월대비 월등히 높은 매출이 발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아무래도 개발한 상품들 모두 판매가 잘되면 좋겠지만 예상보다 낮은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며 “하지만 시작도 전에 온라인 시장 불투명성에 사로잡혀 보수적으로 상품을 개발하면 타 브랜드와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이디어 기획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업개발파트 MD들이 기존 MD들과 다른 역할 중 또다른 하나는 V(비디오) 커머스 제작 과정에도 참여한다는 점이다. 이들이 상품개발에 참여한 제품들의 정보를 영상으로 제공한다. 온라인 판매 제품에 대한 정보를 텍스트·이미지 등 정적으로 제공할 때보다 스토리를 담아 더 효과적으로 소구하고 고객 신뢰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먹어봤니' 코너에선 MD들이 직접 출연해 다양한 브랜드 제품들을 시식하며 리뷰한다. 시청자들과 실시간 소통하는 라이브커머스가 아닌 녹화된 영상을 제공하는 데도 이유는 있다. 전 연령층이 시간적 제약 없이 원하는 때에 시청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곳 MD들은 결국 시장조사부터 상품·브랜드·디자인 기획에 이어 영상PD들과도 협업해 홍보·마케팅까지 관여하는 셈이다. '잘 팔리는 상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건 정형화된 업무는 없고 일상에서도 수시로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이 파트장은 과거보다 많아진 업무·역할에 대한 부담보다 성장 가능성에 더 큰 의미를 뒀다.

그는 “비대면 시대에 시시각각 변하는 새로운 쇼핑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MD들이 카멜레온처럼 변화하고 새로운 역량을 함양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며 “‘원앤온리(ONE AND ONLY)’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온라인 커머스에서 대체 불가한 자원이 되기 위해선 스스로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하고 이는 결국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하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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