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배터리 3사, 2분기 반도체 부족 불구 선방…3분기 '전원 흑자' 기대

김도현
- LG에너지솔루션, IPO 앞두고 ‘SK 보상금’ 포함
- 삼성SDI, 2025년 이전 미국 공장 가동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사 공식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지난 4일을 끝으로 2021년 2분기 실적발표를 완료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이들 업체는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수주잔고가 확대되면서 향후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5조1310억원, 영업이익 81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20.6% 전년동기대비 81.8%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39.0% 전년동기대비 422.4% 증가했다.

삼성SDI 에너지 및 기타 사업 매출액은 2조7118억원, 영업이익은 1687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3.6%, 전년동기대비 41.2% 확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59.7%, 전년동기대비 2535.9% 늘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매출액 6302억원 영업손실은 979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기대비 19.7% 전년동기대 86.0% 올랐다. 영업손실은 전기대비 및 전년동기대비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로 배터리 출하에 일부 차질을 빚었다. 그럼에도 원통형 배터리 출하가 지속 늘어나는 등 사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이번 실적에 SK이노베이션 소송 보상금 1조원(올해 5000억원 + 내년 5000억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충당금 4000억원을 포함했다. 결과적으로 6000억원이 추가된 셈이다. 기존 영업이익(2152억원)에 ESS 비용만 더했다면 적자 전환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내년 지급 예정인 보상금까지 올해 2분기에 선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GM ‘볼트EV’ 리콜 이슈도 남아있다.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 장승세 전무는 “최근 볼트EV 추가 화재가 있었다. 과거 배터리 모듈 제조공정에서 발생한 2가지 결함이 동시에 발생한 원인”이라면서 “리콜 절차부터 대응 계획까지 GM과 논의 중이다. 정해지는 대로 충당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흑자 궤도에 올랐다. 전기차용으로 각형에 이어 원형 배터리 납품도 시작했다. ESS의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세다. 하반기는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도 판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 경영지원실 김종성 부사장은 “전기차도 반도체 수급 불안 영향을 받고 있지만 하반기는 조달 상황이 개선되고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생산을 우선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욱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회사 전체로도 하반기 계속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분위기가 좋다. 매출이 1분기(5236억원) 이어 2분기도 5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처음으로 상반기 1조원 매출을 달성했다.

아직 흑자 전환하지는 못했으나 영업손실을 대폭 축소했다. 이르면 3분기부터 배터리 사업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에는 BEP 초과 달성을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 소송 비용을 지난 1분기에 미리 반영하면서 불확실성도 없앴다. 남은 로열티 1조원은 2023년부터 매출원가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배터리 사업은 현대차 ‘아이오닉5’ 등 신규 프로그램 판매량 증가로 매출이 늘었다. 중국 옌청 공장 조기 안정화 등 영향으로 영업손실도 줄였”고 말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온도차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소송을 마치고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분위기다. 다만 1분기에 헝가리에 9500억원 내외 투입을 결정하고 미국 증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생산능력 150기가와트시(GWh) 달성이 목표다. 오는 2025년까지 430GWh로 확장한다. 기존 폴란드 중국 등보다 미국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와의 협업도 발표했다. 양사는 인도네시아에 합작 배터리셀 공장을 구축한다. 2024년 양산 목표로 1조1700억원을 붓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는 180조원으로 작년(150조원) 대비 큰 폭으로 향상됐다. 이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하반기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한다.

삼성SDI는 작년에 1조5719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상반기는 7202억원이다. 현재 헝가리 2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배터리 공장에 관련해서는 ‘늦지 않게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5년 전까지 양산에 돌입하는 것이 잠정 목표다. 전기차 배터리 용량은 2025년까지 1테라와트시(TWh)를 넘어설 계획이다. 경쟁사와 달리 아직 합작사(JV)가 없다. 복수 고객사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의 수주잔고는 75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3분기부터 BMW에 니켈 함량 88% 이상 ‘젠5(5세대)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양산 개시한 중국 옌청과 혜주 공장의 가동률 및 수율을 높여가고 있다. 헝가리 2공장과 미국 1공장은 구축을 완료했고 내년 1분기부터 생산에 돌입한다. 최근에는 미국 포드와 합작사(JV)를 설립하기로 했다. 양사는 초기에 60GWh 규모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2030년까지 180GWh 규모 추가 협력 가능성도 예고했다. 국내외 생산능력은 현시점 40GWh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으로 점차 늘려갈 방침이다. 현재 수주잔고는 130조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0월1일 배터리 사업을 분할해 ‘SK배터리(가칭)’를 출범할 계획이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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