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아이, 체질개선 성공했지만…삼성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 커져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삼성SDS의 보안 자회사인 시큐아이가 2021년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주력 사업인 네트워크 보안 제품 매출 급증에 힘입은 결과다.
시큐아이는 2021년 상반기 매출액 545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7%, 1862% 상승했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1억7000여만원에 그쳤기에 생긴 기저효과다.
사업 세부 내역을 살피면 수치상 드러나는 7% 매출 상승 이상의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
시큐아이의 사업은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제품매출’ ▲타사 제품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상품매출’ ▲정보보안 솔루션 유지관리 및 관제, 보안컨설팅 사업인 ‘용역매출’ 등 3개 부문으로 구분된다.
제품매출은 차세대 방화벽(NGF)인 ‘블루맥스 NGF’와 침입방지시스템(IPS) ‘MFI’, 디도스(DDoS) 대응 솔루션 ‘MFD’ 등 네트워크 보안제품 판매로 구성됐다. 2021년 상반기 219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작년 상반기 163억원에 비해 34.6% 높아진 수치다.
반면 타사 제품을 재판매하는 상품매출은 124억원에서 6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인데, 2019년 상반기 시큐아이의 상품 매출이 204억에 비하면 67.1%나 줄어든 상황이다.
상품매출은 지난 몇 년간 시큐아이의 숙제로 지목돼 왔다. 타사 보안 제품을 재판매하는 만큼 수익성이 나쁠 수밖에 없다. 커지는 매출 대비 좀처럼 늘지 않는 영업이익의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 올해 상반기 67억원의 상품매출 중 상품 매입을 위해 들인 금액은 60억원이다. 7억원가량만 시큐아이의 이익이 된다. 매출이익률이 9.6%에 불과한데, 이는 매출이익률이 66.2%인 제품매출과 큰 차이를 보인다.
정보보안 솔루션 유지관리 및 관제, 보안컨설팅의 용역매출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25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6% 증가했다.
시큐아이의 매출 구성은 상반기 기준 2019년부터 올해까지 ▲제품 매출 29.6%→32%→40% ▲상품매출 39.8%→24.5%→12% ▲용역매출 30.6%→43.5%→48% 등으로 변화했다. 이와 같은 기업 체질 개선을, 매출 성장과 동시에 이뤄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시큐아이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증가의 주 요인은 기업 내 클라우드 환경 전환 및 원격근무 솔루션 수요 증가에 따른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매출 확대에 있다”며 “앞으로도 수익성 높은 자사 제품 및 서비스 매출의 지속 확대를 통해 내실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내부거래 비율 증가·해외매출 감소는 우려··· 개선해야
높은 내부거래 비율은 우려의 대상이다. 시큐아이는 삼성SDS를 비롯한 삼성전자, 에스원 등을 대상으로 2021년 상반기 기준 20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모회사인 삼성SDS에 122억원,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에 33억원, 삼성전자에 14억원 등의 내부거래가 발생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4.4% 높아진 수치다. 2020년 상반기에는 내부거래로 17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삼성SDS 93억원, 에스원 29억원, 삼성전자 11억원 등이다. 내부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내부거래 비율은 2020년 상반기 34.5%에서 36.9%로 1.4% 증가했다.
해외매출 감소도 아쉬운 대목이다. 시큐아이의 상반기 해외매출은 16억원으로, 30억원이던 작년 대비 크게 줄었다.
이는 상품매출 감소로 인한 것인데, 작년 시큐아이의 해외 상품매출은 22억원으로 전체 해외매출의 72.4%를 차지했다. 상품매출을 제외한 제품, 용역 해외매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그 규모가 제품매출과 용역매출 각각 5억여원에 그쳐 유의미한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전환(DX)의 가속화됨에 따라 정보보안 시장 규모도 더욱 커지고 있다. 시큐아이는 10년 연속 국내 네트워크 방화벽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시장 확대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책무구조도, 내부통제 위반 제재수단으로 인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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