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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선고받은 MS ‘IE’··· 네이버 ‘웨일’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여전히 국내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점유율 5.27%로 4위다. 1위인 구글의 크롬이 69.33%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5%는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웹 트래픽 분석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PC 웹브라우저 점유율 순위는 크롬(69.33%) 엣지(14.45%), 웨일(5.46%), IE(5.27%), 사파리(2.54%), 파이어폭스(1.76%) 순이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의 데스크톱 웹브라우저 점유율 /스탯카운터
작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의 데스크톱 웹브라우저 점유율 /스탯카운터
◆내년 6월까지의 시한부 IE··· 국내선 여전히 활용도 높다

IE의 점유율은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하더라도 IE는 점유율 12.37%로 국내 2위 PC 웹브라우저였는데, MS의 신규 웹브라우저인 엣지가 IE를 대체하면서 점유율을 이어받았다.

MS는 2022년 6월 15일 IE의 기술지원을 종료키로 결정했다. 기술지원의 종료는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름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수명이 9개월여 남았다.

비록 내년까지 IE를 사용할 수 있다지만 사실 IE는 이미 오래 전에 수명을 다한 웹브라우저라는 평가를 받는다. IE의 최신 버전인 ‘IE 11’은 2013년 출시된 버전이다. 2015년 윈도10용 IE의 경우 신규 OS에 맞게끔 출시됐을 뿐, 기능 개선 등이 이뤄지진 않았다.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IE의 점유율이 1.43%에 불과하다.

글로벌 점유율에 비해 한국의 IE 의존도가 높은 것은 IE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레거시 웹페이지, 서비스가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공공기관을 비롯해 의료·교육 등 영역이 IE 환경의 레거시 시스템을 이용 중이다.

물론 IE의 점유율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평소에는 다른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다가도 특정 웹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만 IE를 사용하는 이용자도 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5.27%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액티브X 퇴출’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 집권기간 동안 공공기관 웹페이지, 서비스는 큰 폭으로 개선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다수는 IE에서만 동작한다. 코로나19 이후 활용 빈도가 높아진 공공기관 영상회의 시스템 ‘온-나라 PC영상회의’도 IE 환경이 아니면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

10월 이후로는 IE의 점유율은 더 가파르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MS의 신규 운영체제(OS) ‘윈도11’에서는 IE가 실행되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다. 윈도 실행창에 ‘Internet Explorer’를 입력하더라도 엣지가 실행된다. 윈도11 사용자의 경우 IE를 사용할 일이 없게 된다는 의미다.
네이버 웨일에서 제공하는 사이드바 기능 /네이버
네이버 웨일에서 제공하는 사이드바 기능 /네이버

◆네이버의 웨일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2020년 12월부터 지난 8월까지, IE의 점유율은 7.1%p 하락(12.37%→5.27%)했는데, 동기간 엣지는 3.64%p(10.81%→14.45%), 크롬은 2.61%p(66.72%→69.33%) 상승했다. 네이버의 웨일은 0.74%p(4.72%→5.46%), 사파리는 0.19%p(2.35%→2.54%), 파이어폭스는 0.09%p(1.67%→1.76%) 증가했다.

이를 살폈을 때 단순 수치상 가장 큰 이익을 누린 것은 엣지다. 다만 IE와 엣지 모두 MS의 제품인 점을 감안하면 MS의 점유율은 되려 하락(23.18%→19.72%)했다.

크롬의 경우 점유율이 상승했지만 이미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만큼 유의미한 수준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사파리는 애플의 맥OS 환경에서 사용하는 브라우저이기에 IE의 점유율 하락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결국 IE의 퇴출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릴 웹브라우저는 웨일과 파이어폭스다. 특히 국내 기업인 네이버의 웨일이 기대를 모았다. 네이버 역시도 웨일에 대한 투자 및 기술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3년 내 웨일을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 1위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크롬이 지배하고 있는 PC와 달리 크롬(39.55%), 삼성 인터넷(23.81%), 사파리(23.76%) 등이 경쟁하고 있는 모바일·태블릿 웹브라우저 시장에서는 10.07%로 PC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경쟁자들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다.

IE의 점유율이 앞으로 0에 수렴해가는 것은 웨일에게 기회로 인식된다. 락인효과(Lock-in Effect, 특정 서비스를 한 번 이용 후 지속해서 사용하는 효과)가 큰 웹브라우저의 특성상 단번에 유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사용 중이던 IE 퇴출로 새 웹브라우저를 찾아야 하는 이들을 끌어들인다면 목표 달성에 한 발자국 다가설 수 있을 전망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크롬과 엣지다. 크롬은 다른 무언가를 할 필요가 없는 1위 웹브라우저다. MS는 IE 실행시 엣지로 자동 리디렉션되도록 했다. 또 엣지 내부에 ‘IE 모드’를 탑재, IE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레거시 웹페이지·서비스를 윈도11 환경의 엣지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웨일이 크롬과 엣지를 제치고 선택받을 수 있을지, 그러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지가 주목된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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