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배터리 공장도 '물류대란'…"제조장비 납품, 최대 2달 지연"

김도현

- 해상 운임 수준 역대 최고치…내년까지 해소 힘들 듯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 세계 배터리 제조사 간 증설 경쟁에 물류대란이 변수로 떠올랐다. 주요 설비 공급 차질로 공장 구축 일정이 밀리고 있다. 장기화하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장비업체가 해외로 제품을 보내는 소요 시간이 길어졌다. 기존 중국 2달, 미국 및 유럽이 4~5달에서 1~2달 늦춰졌다는 후문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은 미국 유럽 중국 생산기지 확대를 진행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2공장 설립 추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및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구축 등을 계획 중이다.

SK온은 헝가리 2공장 가동 및 3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조지아 1~2공장과 포드와 합작사 생산라인이 마련된다. 삼성SDI는 헝가리 2공장 관련 인센티브를 논의 중이며 미국에서는 스텔란티스와 공장을 짓기로 했다.

고객사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자 장비 협력사도 분주하다. 피엔티 원익피앤이 씨아이에스 하나기술 필에너지 유일에너테크 에이프로 코윈테크 등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공장 확장에 나서는 등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장비 조달이다. 부피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선박을 통해 이동해야 한다. 다만 해상 항로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2021년 3분기 평균 4289포인트로 나타났다. 전년동기대비 31.6% 상승했다. 높을수록 물량이 많다는 의미로 배송이 늦어질 수 있다. 지난 15일에는 4648포인트로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장관은 “올해 경험하고 있는 물류 관련 어려움들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장단기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수입 물류 40%가 들어오는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에서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한 화물선들이 줄지어 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 선반이 비는 등 생필품마저 제때 공급되지 못하는 만큼 배터리 장비 등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미 납품 완료한 장비도 있어서 당장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신공장 양산 계획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전기차 생산량 증대에 직격탄”이라고 지적했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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