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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1] ‘네·카·쿠’만 찾다 끝난 방통위 국감(종합)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진행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종합감사는 한마디로 ‘플랫폼 국감’이었다.

과방위는 이번 종합감사 증인으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박대준 쿠팡 대표,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그리고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등 주요 플랫폼 기업 수장들을 출석시켰다. 카카오 김 의장의 경우 올해 국감장에만 세 번째 출석이었다. 과방위 위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플랫폼을 둘러싼 독점과 소상공인 피해 문제를 다그쳤고, 기업인들은 상생 약속에 바빴다.

◆ ‘골목상권 대신 새 먹거리 찾기’ 숙제 안은 플랫폼

카카오가 촉발한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면서,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은 이날 국감에서 소상공인과의 상생 협력이 미진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집중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서비스 제공에 따라 업체로부터 연동수수료를 받는데 운송 관련해선 택시 수수료가 40~50%에 달한다”며 “회사에 물어보니 기준이 없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생태계 구축 과정에서 플랫폼은 한동안 적자를 감수해 비용을 투입한다”며 “그 과정에서 불합리한 수수료가 있을 수 있다 생각하지만 플랫폼이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부분부터 수수료는 점점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 전체 공동체에서도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플랫폼이 이익을 독점해선 안 된다는 것은 저도 강하게 동의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미흡한 부분을 적극 개선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2~3년 전부터 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조만간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해진 GIO는 “네이버는 매출이 커졌다고 전자상거래 수수료를 더 받지 않는다”면서도 “신규 진입자나 영세한 소상공인을 위해 (수수료를) 더 낮출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살펴보고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경영진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역시 기존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것을 새 먹거리로 삼는다는 목표다. 이 GIO는 “해외에서 제페토라든지 5G 로봇에 열심히 투자하고 있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가 가장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중국에 한국 고객 개인정보 맡긴 쿠팡 “이전하겠다”

쿠팡은 중국 기업에 개인정보 위탁처리를 맡긴 문제를 두고 양정숙 의원(무소속)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양 의원은 쿠팡 개인정보 처리방침에서 개인정보 국외 처리 위탁 기업 중 하나로 중국 ‘한림네트워크’를 지정한 것을 지적했다. 한림네트워크는 부정행위 모니터링·탐지 등을 수행하기 위해 쿠팡 한국 고객 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다.

당초 양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반박 입장문을 내놨던 쿠팡은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되면서 입장을 선회했다. 한림네트워크에 맡기고 있는 개인정보 처리 위탁을 한국 기업 내지는 논란의 소지가 없는 제3국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개인정보를 열람하거나 접근하는 업무와 기능을 국내 또는 안전한 곳으로 이전하겠다”면서도 정확한 시기에 대해서는 “확답드릴 수 없다”고 했다.

양 의원은 “쿠팡 본사의 의지나 능력과 무관하게 통제 범위 밖에서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짚었고, 이번 쿠팡의 결정은 이를 인정한 것”이라며 “이제라도 지적사항을 인정하고 국민이 우려하는 문제를 수습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 망 사용료 안 내는 넷플릭스에 네카오 “역차별”

망 사용료 문제도 다시 한 번 거론됐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 것과 관련, 이미 망 사용료를 내고 있는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해진 GIO는 “전부터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를 고민해왔다”면서 “우리가 망 비용을 낸다면 우리보다 (트래픽을) 훨씬 많이 쓰는 해외 기업도 그에 맞는 비용을 내는 게 공정한 경쟁”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CP들은 통신사들에 매년 700억~1000억원에 달하는 망 이용대가를 납부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들은 협상력 우위를 앞세워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만 망 사용료를 내게 되는 ‘역차별’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나아가 글로벌 사업자에 국내법이 실질적으로 미치지 않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나 네이버는 꼭 법이 아니어도 자정 작업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규제도 받겠지만, 글로벌 기업은 법이 아니면 막을 방법이 없다”며 “글로벌 기업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역차별이 생기지 않는 방안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네·카·쿠’가 다한 국감…방송통신 현안은 ‘찔끔’

이날 ‘플랫폼 때리기’에 집중된 방통위 감사에서는 그동안 국정감사에서 주로 언급돼왔던 방송통신 현안과 관련된 질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단말기 불법 보조금 판매와 관련한 우려를 전했다. 정 의원은 “불법지원금 등 법 위반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며 “지난해 통신사들이 과징금을 절감받으면서 지원금 장려금 이력을 전산화해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했는데 아직은 보여주기식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강력하게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운영 의무를 통신사들에 부여해야 한다 생각한다”는 정 의원 질의에 “모니터링 해보고 어느정도 행정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홍석준 의원(국민의힘)은 콘텐츠 ‘선계약 후공급’ 구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오징어게임이 성공한 것도 넷플릭스 같은 생산 시스템이 선계약 후공급을 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선계약 후공급을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질의를 방송통신위원장에게 했었는데, 네이버·카카오 의장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질문했다.

김범수 의장은 “저는 넷플릭스의 선계약 후공급 구조가 플랫폼 구조보다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오징어게임이 성공해도 그 이상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 의장은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제가 잘못 이해했다”며 “저는 플랫폼 측면에서 수익 셰어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선계약 후공급’이 맞다고 생각은 하지만 업계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관련 사업자들과 긴밀히 의견 수렴을 하면서 제도에 대해 상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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