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이커머스 대격변①] SSG닷컴·컬리·오아시스, 새벽배송 ‘1호 상장사’ 누구?

이안나
쿠팡 뉴욕증시 상장, 이베이코리아 매각, 네이버·이마트 혈맹 등. 올해 e커머스 업계는 굵직한 대형 이슈들과 함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중국처럼 절대적인 1위 사업자가 없는 국내 시장에선 누구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디지털데일리는 e커머스 대격변 오픈마켓은시대를 맞아 주요 기업 성장 및 차별화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새벽배송을 앞세워 급성장해 온 SSG닷컴·컬리·오아시스마켓 상장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내년을 목표로 3사 모두 기업공개(IPO) 준비에 돌입하면서 국내 이커머스(e커머스) ‘상장 1호’ 타이틀을 누가 거머쥐게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지난달 29일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간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했다. 앞선 27일 이마트 계열사 SSG닷컴은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8월 일찌감치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임했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업체들이 나란히 IPO를 준비하는 건 그만큼 관련 시장이 커지고 하나의 섹터로 인정받는 과정”이라며 “자금이 부족해서라기보단 규모의 경제 싸움으로 이어지면서 시기에 맞춰 적극적으로 몸집을 키우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도 성장 위해 투자 재원 마련=컬리는 그동안 동종업계 기업을 주간하지 않는 조건으로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들이 배제되고 주간사 선정 일정 속도도 지지부진하자 결국 컬리는 오아시스마켓과 한배를 타게 됐다. 컬리와 오아시스는 “상장 시기가 달라 증권사 이해상충 문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컬리가 내년 상반기를 상장 목표로 하는 만큼 오아시스마켓은 후발주자로 하반기 진행하게 될 전망이다. 거래액 등 규모가 더 큰 컬리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다음 주자인 오아시스마켓도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SSG닷컴도 신세계그룹 디지털 전환 속도에 맞춰 당초 2023년 상장 목표 시기를 내년으로 1년 앞당겼다.

새벽배송 업체들이 IPO에 적극적인 이유는 비대면 쇼핑 편리함을 고도화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성장을 이어가기 위함이다.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재원이 절실하다. 실제 새벽배송 3사는 상장 후 확보한 자금으로 물류 및 정보기술(IT) 인프라 확충 계획을 언급했다.

네이버·쿠팡 등 대형 e커머스 기업이 ‘장보기’ 카테고리 강화를 위해 신선식품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겐 부담이다. 때마침 올해 쿠팡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계기로 국내 e커머스 기업이 재평가받고 있다. 동시에 온라인 장보기 시장 성장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등 대내외적 환경이 호재로 작용했다.

오아시스마켓 스마트통합물류센터
오아시스마켓 스마트통합물류센터
SSG닷컴·컬리·오아시스마켓은 모두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외형 확장에 주력한다. 3사는 신선식품 외에 생활용품·화장품·가전 등 비식품군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으로 진행하던 새벽배송 서비스 권역을 충청권으로 나란히 확대한 데 이어 컬리는 대구까지 진출했다.

3사는 모두 오픈마켓을 도입하거나 준비 중이다. 오아시스마켓과 SSG닷컴은 각각 지난 4월과 6월 선보였고 컬리는 내년 상반기 목표로 오픈을 준비 중이다. 오픈마켓은 판매자 및 고객을 모아 단기간 상품군을 늘리고 거래액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이달 렌탈 서비스도 시작했다.

◆SSG닷컴·컬리 ‘적자’, 오아시스 ‘흑자’…각 사 전략은?=기업 규모가 가장 큰 곳은 SSG닷컴이다. 증권업계에선 SSG닷컴 기업가치를 10조원 가량으로 평가하고 있다. 모회사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네이버·쿠팡에 이은 대형 사업자가 된 점 등을 근거 삼는다. SSG닷컴은 지난해 매출액 1조2941억원으로 전년대비 53.3% 늘고, 영업손실 46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50억원 줄었다.

SSG닷컴은 “지난해 말 기준 1조4000억원 자본 총계를 기록해 법인 출범 이래 관리 가능한 수준의 손익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부분 자본 잠식 상태로 매년 수천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마켓컬리 기업가치는 5조~7조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매출이 9531억원으로 비슷한 반면 영업손실이 1134억원으로 전년대비 130억원 늘었다. SSG닷컴과 달리 적자폭이 확대된 것. 창업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해 온 컬리는 현재 자산규모 5870억원에 결손금 5319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이에 컬리는 한국거래소가 K-유니콘 거래소 유치를 위해 지난 4월 발표한 신규 상장 방식으로 연내 심사청구서를 제출한다. 한국거래소는 시가총액 1조원을 넘으면 다른 재무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도 상장할 수 있도록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규정을 완화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회계장부상 우선주 관련 평가손실 등의 요인으로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표기되지만, 우선주는 상장과정에서 보통주로 전환되고 자본 총계도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상장 주간사로부터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1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매출액 2386억원으로 전년대비 67.5% 늘었다. 컬리와 SSG닷컴보단 규모가 작지만 영업익 97억원으로 유일한 흑자 기업이다. 오아시스마켓 역시 이 점을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새벽배송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코스피 혹은 코스닥 상장 두가지 옵션을 모두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