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SK하이닉스 EUV 장비 중국 도입 차질 전망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중 갈등이 반도체 산업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미국은 연이어 중국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SK하이닉스가 미국 제동으로 중국 공장에 첨단 시설을 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및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을 두고 있다. D램의 경우 생산량 절반을 중국 생산라인이 담당한다.

이번에 언급된 설비는 극자외선(EUV) 장비다. EUV는 차세대 노광 기술로 선단 공정에서 핵심 요소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EUV 도입을 본격화했다. D램 일부 레이어(층)에 EUV 기술을 활용해 성능 향상 및 공정 수 절감 등을 이뤄냈다.

향후 SK하이닉스는 EUV 장비 추가 구매를 통해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중국 생산기지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로이터통신은 미국 제재가 SK하이닉스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 관계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여전히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 개발을 위해 미국과 동맹국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군 현대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명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EUV 장비 중국 반입 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사안에 대해 ‘지나친 우려’라는 입장이다. EUV 도입 초기 단계인데다 중국 투입 등은 빠르게 진행할 부분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인텔의 중국 청두 공장 확장을 반대한 바 있다. 인텔은 반도체 공급난 대응 차원에서 현지 공장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당시 인텔은 성명을 통해 “반도체 수요에 부응하는 데 도움이 될 다른 해법들을 모색 중이다. 인텔과 미국 정부는 산업 전반에 걸친 반도체 부족 사태를 해결하려는 공동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부터 이어진 미국의 중국 제재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화웨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만드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스마트폰 사업이 사실상 무너졌다. SMIC 등 주요 반도체 제조사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 장비 구매가 제한적이어서 공장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SML이 독점하는 EUV 장비가 중국으로 못 들어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은 중국 사업장에 EUV 장비 도입을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미국 제재 상황에 맞춰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