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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구광모의 LG’ 본격 가동…양사 '2022년 인사', 의미는? [IT클로즈

윤상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사진 왼쪽>과 LG 구광모 회장<사진 오른쪽>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사진 왼쪽>과 LG 구광모 회장<사진 오른쪽>
- 삼성,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 CEO 세대교체
- 이재용 부회장, 승어부·뉴삼성 구체화
- LG, COO 등 지주사 쇄신…실행력 강화
- 구광모 회장, 주류 교체 리더십 강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삼성과 LG가 정기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각각 ‘이재용의 삼성’과 ‘구광모의 LG’를 강화했다. 이 부회장은 50대 구 회장은 40대다.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을 쇄신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영역은 그동안 충분히 검증한 사람에게 맡겼다.

삼성은 지난 7일과 9일 각각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와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LG는 지난 11월25일 ‘2022년도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대표를 교체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했다. LG는 지주사 최고운영책임자(COO)와 LG전자 CEO를 새로 임명했다. 권영수 전 LG COO는 지난 10월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이동했다.

삼성은 정보기술(IT) 관계사 대표를 50대로 재편했다. 한종희 부회장(삼성전자 대표 내정자)은 1962년생이다. 경계현 사장(삼성전자 대표 내정자) 최윤호 사장(삼성SDI 대표 내정자) 최주선 사장(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은 1964년생이다. 장덕현 사장(삼성전기 대표 내정자)은 1964년생이다. 이 부회장은 1968년생이다.

LG 신임 COO 권봉석 부회장은 1963년생이다. COO 직속으로 경영전략부문을 신설했다. 경영지원부문장은 하범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담당한다. 하 사장은 1968년생이다. LG전자 신임 조주완 CEO는 1962년생이다. 구 회장은 1978년생이다.

이 부회장은 2014년부터 삼성을 이끌었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로 경영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올해는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1주기였다. 이 부회장은 ‘승어부(勝於父)’와 ‘뉴삼성’을 본격화했다. 승어부는 ‘진정한 효도는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의미다.

구 회장은 2018년 경영 전면에 나섰다. 갑작스러운 승계였다. LG는 올해 LX와 계열분리를 완료했다. 구 부회장은 그동안 함께한 권영수 부회장 대신 같이 근무했던 권봉석 부회장을 COO로 올려 그룹 장악력을 높였다.

이 부회장은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 수립과 퀀텀닷(QD)디스플레이 투자를 주도했다.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2차전지를 직접 챙겼다. 인공지능(AI) 인재 영입을 영입했다. 이번 인사와 경영 복귀 후 행보와 겹친다.

기업문화 개선을 뒷받침할 제도 개선도 서둘렀다. 능력 기반 수평적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 11월 삼성전자는 직원 인사제도 혁신안을 공개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 중용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와 터전 제공 ▲상호 협력과 소통 문화 조성 등에 초점을 맞췄다.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을 폐지했다. 인트라넷 직급과 사번 정보를 삭제했다. 사내 소통은 존댓말이 기본이다. 성과평가는 절대평가로 바꿨다. 삼성준법경영위원회는 유지했다. 노동조합과 대화를 진행했다.

그룹 조율은 제2의 미래전략신 신설 대신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수장인 정현호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이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부활은 없다’고 공언해왔다. 변칙을 택하는 대신 인사로 사업지원TF 위상을 높였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고객’과 ‘디지털전환(DX)’을 강조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했다. 대신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을 선택했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COO와 경영지원부문장뿐 아니라 지주사 팀장도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 젊은 임원으로 물갈이했다. 구 회장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가능성을 높였다. 참모진 세대교체로 LG를 이끌던 주류를 교체한다는 신호를 줬다.

순혈주의 타파도 구 회장 시대 변화한 LG의 모습이다. 올해는 28명을 영입했다. 데이비드 강 전 스페이스브랜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을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온라인사업담당 전무로 데려왔다. LG전자 권혁진 연구소장을 상무로 임명하는 등 고객 중심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 10명이 승진했다.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도 50세 김병훈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LG AI연구원 배경훈 원장은 상무 승진 3년 만에 전무가 됐다.

한편 이 부회장과 구 회장은 2차전지의 경우 그들이 충분히 옆에서 능력을 지켜본 이를 CEO로 보냈다. 삼성SDI 최윤호 대표 내정자는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TF에서 이 부회장을 보좌했다.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대표는 구광모호의 첫 COO였다.

2차전지는 제2의 반도체로 기대를 받는 분야다. 중국과 경쟁이 초반부터 치열하다. 하지만 삼성과 LG 2차전지 회사인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각기 다른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SDI는 투자 재원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 신뢰 하락 등이 문제다. 최 대표 내정자와 권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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