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PCB 日 의존도 낮춘다…반도체 기판·설비 국산화 '가속'

김도현
- 삼성전기·LG이노텍·대덕전자 등 FC-BGA 투자
- 한미반도체·바이옵트로·태성 등 PCB 장비 공급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기업이 인쇄회로기판(PCB) 분야 내재화에 나서고 있다. 주요 제품과 생산 장비의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가 기대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 히타치 디스코 등은 PCB 제조 설비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해왔다. 일본 이비덴 신코덴키 등은 반도체 기판 강자다.

PCB는 전자제품 내부에서 볼 수 있는 녹색 회로판으로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서 활용된다. 부품 간 연결 및 지지대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플렉서블(F)PCB, 중앙처리장치(CPU) 기판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등이 PCB 일종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보기술(IT) 기기 및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PCB 산업이 급성장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직접 조달을 위해 관련 사업을 강화했다.

장비 분야에서는 한미반도체가 눈에 띈다. 이 회사는 PCB 절단 장비 국산화에 성공했다. 기존 디스코로부터 ‘마이크로 쏘’를 받아 ▲세정 ▲검사 ▲분류 등을 처리하는 비전플레이스먼트를 결합한 장비를 판매해왔다. 하지만 디스코가 웨이퍼 시장에 집중하면서 마이크로 쏘 수급이 쉽지 않았다. 한미반도체는 자체 개발을 통해 올해부터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됐다.

바이옵트로는 베어보드테스터(BBT)를 납품 중이다. BBT는 PCB 전기적 특성을 검사하는 장비다. PCB에 부품을 장착하는 표면실장기술(SMT) 공정 이전에 진행해 검사 비용을 낮춘다. 일본 니덱리드 야마하 등이 주도하던 시장에 토종 업체가 뛰어들었다. 바이옵트로는 FPCB 위주에서 반도체 기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태성 기가비스 애니모션텍 등도 PBC 장비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태성은 기판 연마기와 습식장비 등을 국내외 PCB 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기가비스는 2차원 자동광학검사기(AOI)를 양산 중이다. 고부가가치 PCB를 초고해상도로 점검할 수 있다. 애니모션텍은 PCB 가공 분야에서 자외선 레이저 초정밀 미세가공기를 다룬다.

앞서 삼성전기는 기판 설비 공급난을 지적한 바 있다. 주요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입고까지 소요 기간)은 1년 이상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국내 협력사로부터 장비를 조달할 수 있다면 증설에 필요한 시간을 조금이나마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기판에서는 국내 대기업과 중견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거나 준비 중이다. 삼성전기는 수익성이 하락한 경연성(RF)PCB 및 고밀도회로기판(HDI) 사업을 접고 FC-BGA 등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1조원 내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LG이노텍은 FC-칩스케이패키지(CSP) 위주에서 FC-BGA로 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 2022년 인사 개편에서 이광태 상무 중심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투자 규모와 고객사 등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시설투자에 돌입했다.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심텍 등 PCB 기업들도 몸집을 키우고 있다. 대덕전자의 경우 이미 1600억원을 투입했고 수천억원을 추가할 방침이다. 코리아써키트도 해외 업체와 손잡고 FC-BGA 양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심텍 역시 미세회로제조공법(MSAP) 기판 수요 대응을 위해 7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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