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싱가포르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 사업 본격화…"디파이 투자부터"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카카오가 싱가포르에 세운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Krust)가 본격적인 사업 행보에 나섰다.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서비스에 투자하며 클레이튼 생태계 확장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클레이튼 기반 디파이 서비스 클레임스왑(ClaimSwap)은 크러스트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통해 크러스트는 클레임스왑의 최대 투자자가 되며,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클레이튼 생태계 확장, 그라운드X서 크러스트로 이관
이번 투자로 크러스트는 클레이튼 생태계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또 다른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카카오는 지난 8월 클레이튼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싱가포르에 크러스트를 설립했다. 그동안 그라운드X가 도맡았던 클레이튼 기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디앱) 관리, 투자 등의 사업은 크러스트로 대부분 이관됐다.
크러스트는 이번 클레임스왑 투자를 시작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 투자와 인큐베이팅의 범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초기 투자 및 인큐베이팅 대상은 클레이튼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는 개발자와 스타트업이 될 전망이다. 최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측근 인사들이 크러스트에 합류하면서 투자 의사결정 체계를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싱가포르 기반이자, 가상자산 클레이(KLAY) 발행사인 클레이튼 재단도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들을 발굴, 생태계를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3000억원 규모 클레이튼 성장(그로스) 펀드도 조성했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톡 내 디지털자산 지갑 ‘클립’,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등 국내 위주 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지난달 16일 ‘if 카카오’ 컨퍼런스에서 “해외 서비스들이 한국 시장 진출용으로 클레이튼 플랫폼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글로벌에서는 여전히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며 카카오가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글로벌로 진출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동시에 그라운드X는 클립 내 NFT 유통 서비스인 ‘클립 드롭스’ 등 NFT 관련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위메이드에 이어 크러스트 투자도 유치…클레임스왑은 어떤 서비스?
이번에 크러스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클레임스왑은 클레이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탈중앙화거래소(DEX)다. 주요 기능은 탈중앙화된 환경에서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 간 교환을 지원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가상자산 교환에 필요한 유동성을 직접 제공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보상으로 거버넌스 토큰 CLA를 받게 된다. CLA는 서비스 운영 및 정책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토큰이다.
크러스트와 클레임스왑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클레이튼 디파이 생태계를 성장시키기 위한 장기적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클레임스왑 담당자는 “유니스왑과 스시스왑이 이더리움 생태계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던 것처럼, 클레임스왑 출시 후 클레이튼 생태계가 한 층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클레임스왑은 앞서 게임사 위메이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위메이드는 클레이튼의 서비스체인을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개발하고, 위믹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 중이다. 클레이튼 서비스체인을 쓰는 기업인 만큼,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에 투자함으로써 클레이튼 생태계 확장에 이바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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