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이 개화를 앞두고 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분야가 확산하면서 관련 제품을 출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 영향이다. 중국이 선제 대응에 나선 가운데 국내 기업도 뛰어들기 시작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는 지난해 3분기부터 마이크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에 돌입했다.
마이크로OLED는 실리콘 기판으로 만들어진다. 실리콘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OLEDoS(on Silicon)으로도 불린다. 플라스틱 또는 유리 기판을 사용하는 기존 OLED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마이크로OLED 화소 크기는 4~20마이크로미터(㎛)로 일반 OLED 대비 10배 정도 작다. 화소가 작을수록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 작은 화면을 가까이서 봐야 하는 VR·AR 기기는 3000~4000ppi(인치당 픽셀)가 요구된다. 해당 제품에 마이크로OLED를 적용하는 이유다.
BOE는 수년 전부터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2020년 전후로 마이크로OLED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망원경용 패널을 생산하기도 했다. 이후 중국 쿤밍에 정식 라인을 마련했다. 화웨이, 샤오미, JDI 등과 계약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 고객사인 애플은 연내 AR 헤드셋을 출시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TSMC와 협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이폰을 통해 애플 공급망에 진입한 BOE도 납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향후 애플은 AR 글라스 등까지 내놓을 것으로 추정된다. 메타 등도 관련 기기를 준비 중이다.
시장 형성되는 조짐이 보이자 미지근했던 한국 업체들도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VR·AR 기기 전담 조직을 꾸린 상태다. LG유플러스는 AR 글라스를 상용화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행사 등에서 마이크로OLED를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화이트(W)OLED 기반 VR용 패널을 공개했다.
국내 소재와 장비업체도 가담했다. APS홀딩스는 마이크로OLED용 파인메탈마스크(FMM)를 개발하고 있다. FMM은 미세한 구멍이 뚫린 마스크로 증착 공정에서 ‘모양 자’ 역할을 한다. 케이피에스는 FMM 공정장비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선익시스템과 유니젯은 각각 마이크로OLED 전용 증착기와 잉크젯 장비 공급을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