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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읽기②] 우주에선 과연 나를 찾을 수 있을까…성장하는 비(非)위성 우주산업

신제인
우주 스튜디오가 들어설 액시엄 스테이션의 상상도 (출처: 엑시엄 페이스북)
우주 스튜디오가 들어설 액시엄 스테이션의 상상도 (출처: 엑시엄 페이스북)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역대 유명한 시인들 중에 달을 가장 사랑한 이는 아마도 당나라 시대의 이태백(701 ~ 762)일 것이다.

그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술 친구가 없어 결국 홀로 달과 마주하며 마시고, 달빛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와 같이 춤을 추며, 깊이 취한뒤, 끝내 아쉬움 속에 헤어진다. 그러면서 이렇게 약속한다. ‘언젠가 우리 저 아득한 은하에서 다시 만납시다.’(相期邈雲漢).

희로애락 인간사 ‘덧없음’에 대한 가슴 아픈 작별 인사다.

인류 역사 이래로 우주는 인간에게 분명히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이었다. 과연 현실의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지, 그 질문을 우주(하늘)에 하곤 했다.

이렇게 우주에 대한 동경이 컷음에도, 인간이 물리적으로 달은 커녕 대기권 조차 뚫을 수 있는 추진체 기술을 확보한 것은 아직 100년이 안된다.

그런데 이제 인간은 우주로 향하고 있다. 그것도 혹독한 교육과정을 통해 우주비행사로 양성된 전문가들이 아니라 평소에 한번쯤은 우주 여행을 꿈꿔봤을 일반인들이다.
사진 : 버진 캘리틱의 스페이스십 이미지
사진 : 버진 캘리틱의 스페이스십 이미지

미국 유명 배우 톰 크루즈의 차기작은 실제 우주에서 촬영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세계 최초 우주 스튜디오도 지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BC방송은 지난 20일 영국 영화제작사 스페이스 엔터테인먼트 엔터프라이즈(SEE)가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과 ‘우주 스튜디오’건설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다양한 우주산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위성산업이 아닌 비위성산업 영역에도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주여행에 대한 인기가 높다. 2021년 아마존, 버진갤럭틱, 스페이스X는 우주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실제 운행에도 성공했다.

뉴셰퍼드(아마존)와 스페이스쉽(버진 갤럭틱)은 우주공간에서 자유낙하해 무중력 상태에서 15분간 우주를 유영하는 상품을, 크루드래곤(스페이스X)는 3일간 지구궤도를 여행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뉴셰퍼드와 스페이스쉽 상품의 가격은 30만 달러(한화 약 3억 6000만 원)였으며, 예약 인원은 700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공급이 증가해 상품 가격이 보다 낮아지면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미국 언론이 1.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가 우주여행 가격이 4만 달러로 하락하면 구입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현재 비위성 우주산업이 다루고 있는 분야는 우주여행 이외에도 교통 및 운송서비스, 희귀 광물 채굴이 있다.

스페이스 X는 저궤도 위성이 90분내 지구 공전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비행시간을 15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하는 새로운 장거리 이동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 8시간이 소요됐던 뉴욕과 LA간 이동시간이 25분으로 대폭 감소한다.

희귀 자원이 매장된 소행성 16사이키(좌), 2011-UW158(우) (출처:NASA)
희귀 자원이 매장된 소행성 16사이키(좌), 2011-UW158(우) (출처:NASA)

또 희소성 높은 광물자원이 매장된 소행성이 발견되면서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우주 광물 수집 및 탐사도 진행 중에 있다.

2020년 미국 민간 우주탐사 연구기관인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는 화성과 목성사이 철과 니켈로만 구성된 소행성(16사이키)의 가치가 전세계 GDP의 7만배에 달하며, 대부분 백금으로 이뤄진 소행성(2011-UW158)의 가치는 5.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평가했다.

비위성산업은 현재 위성산업에 비해 시장 규모는 작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모건 스탠리, PWC 등 기관들은 2020년에서 2040년까지 위성산업이 연평균 4% 성장하는 데 비해 비위성산업은 연 평균 6%씩 성장할 것이라며, 2040년 위성산업 대 비위성산업의 비율은 53 대 47 정도로 비등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넓게 보면, 우리 나라의 우주산업은 이제 초창기지만 그렇다고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 졌다고 할 수 없다. 앞으로 인류는 수백년, 수천년 동안 우주를 노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제 우리 모두 출발선에 섰을 뿐이다.

1300년전, 시인 이태백이 바라보았던 은하는 200만 광년 떨어져있는 안드로메다 은하가 아니라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이다. 인류는 아직 태양계 밖으로도 나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인류가 시도했던 모든 위대한 여정들은 이렇게 용기있는 첫 걸음을 떼면서 시작됐다. 새해 우리 우주산업의 힘찬 도약을 기원한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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