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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의 '토큰 소각', 위믹스 가격에 영향 줄까

박현영

지난 1년 간 위믹스(WEMIX) 가격 추이./출처=코인마켓캡
지난 1년 간 위믹스(WEMIX) 가격 추이./출처=코인마켓캡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위메이드가 자체 가상자산 위믹스(WEMIX)에 토큰 소각 모델을 도입한다고 밝힌 가운데, 소각이 토큰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위메이드는 시장 유통 물량을 소각하는 게 아니라 회사 보유분을 소각한다. 때문에 소각 모델을 도입했던 다른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비해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앞서 위메이드는 지난 9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위믹스에 토큰 소각 모델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위믹스 보유자(홀더)들을 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토큰 소각을 통해 가격 상승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가격이 200달러에 도달할 때까지 가격에 연동한 토큰 소각 모델을 적용한다. 가격이 10달러 오를 때마다 총 발행량의 1%를 소각하고, 누적 20%를 소각하는 방식이다. 또 위믹스가 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24달러가 최고가였던 점을 고려, 총 발행량의 2%를 가까운 시일 내에 소각할 예정이다.

토큰 소각은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가격 방어를 위해 흔히 쓰는 방법이다. 소각이란 가상자산을 영구적으로 제거한다는 뜻으로,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은 소각을 통해 공급량을 줄여 토큰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인다.

특히 바이낸스코인(BNB), FTT 등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발행한 토큰이 소각 모델을 도입한 경우가 많다. 각각 바이낸스, FTX가 발행한 거래소 토큰이며 가격 상승에 소각 모델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두 가상자산은 시장에 풀린 물량을 소각해왔다. 예를 들어 바이낸스코인(BNB)은 지난해까지 매 분기 영업이익의 20%에 해당하는 BNB를 사들인 뒤 소각했다. 이후 지난해 말부터는 소각 정책을 변경해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에서 네트워크 수수료로 쓰이는 BNB의 일부를 소각한다.

매 분기 BNB를 소각한 후 소각한 물량을 공개한 바이낸스./출처=바이낸스 블로그
매 분기 BNB를 소각한 후 소각한 물량을 공개한 바이낸스./출처=바이낸스 블로그
FTX 역시 FTT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토큰을 소각해왔다. 소각 물량은 FTT 거래소에서 발생한 수수료의 33%, FTX 펀드 순이익의 10%, 그리고 FTX의 각종 플랫폼에서 벌어들인 수수료의 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와 달리 위메이드는 회사 보유분을 소각한다. 시장에서 사들이는 물량이 아니므로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또 BNB나 FTT처럼 일정 시기마다 소각하는 게 아니라 ‘가격이 10% 오를 때마다’ 소각한다. 따라서 위믹스를 활용한 게임 생태계가 더 활성화됨으로써 가격이 올라야 토큰 소각도 진행된다는 얘기다. 다른 프로젝트처럼 토큰 소각으로 가격 상승을 도모하는 게 아니라, 가격이 오르는 게 우선인 구조다.

결국 위믹스 가격 상승을 위해선 게임 생태계를 확장해 위믹스 수요를 높여야 한다. 홀더들을 위해 토큰 소각 모델을 도입했으나, 이전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는 셈이다.

다만 위메이드는 보유분을 시장에 매도하는 ‘유동화’를 잠정 중단했다. 이전에 비해 매도 물량이 줄어드는 것이므로 이는 위믹스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위믹스가 거래소에 상장된 2020년 11월 이후 유동화를 꾸준히 해왔으나, 현재는 중단한 상태”라며 “추후 시장이 안정된 후 위믹스 유동화를 재개하게 되면 얼마의 기간 동안 얼마만큼을 유동화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위믹스 총 발행량 10억 WEMIX 중 시장에 풀린 물량은 18%인 1억 8000만 WEMIX뿐이다. 나머지는 위메이드가 보유하고 있으며, 백서에 따르면 총 발행량 중 74%인 7억 4000만 WEMIX는 위믹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회사가 사용할 수 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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