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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역설…“바이러스 널리 퍼질수록 위중증화 비율 낮춰”

백지영

-KAIST-기초과학연구원, 연관성 수리 모델로 입증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2년 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최근 오미크론 변이주가 우세 종이 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나19 바이러스가 널리 전파될수록 증증으로 가는 비율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돼 주목된다.

14일 카이스트(총장 이광형, KAIST)와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수학자 및 의학자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수학 모델 연구를 통해 ‘높은 바이러스 전파율은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화 비율을 낮춘다’는 역설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기초과학연구원 의생명수학 그룹 연구책임자)와 홍혁표 석박사통합과정,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노지윤 교수,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기초과학연구원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장)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바이러스 전파율이 변화하면 코로나19 토착화의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수학 모델을 만들어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 면역반응을, 짧게 유지되는 중화항체 면역반응과 오래 유지되는 T 세포 면역반응으로 나누어 수학 모델에 적용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택했다. 그리고 돌파감염이 빈번히 일어날 수 있지만, 돌파감염 후 회복하고 나면 면역반응이 다시 증강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백신 접종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 일시적으로는 코로나19 환자 수는 증가하지만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화 비율이 낮아지면서 위중증 코로나19 환자 수는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코로나19가 경증 호흡기 질환으로 토착화되는 과정이 오히려 빨라질 수 있다는 역설적인 연구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이 가정한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는 상황은 실제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나 오미크론 등 전파가 잘 되는 변이주의 출현으로 일어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미크론 자체의 낮은 위중증 성질은 배제하고, 높은 전파율이 일으키는 결과를 예측한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연령이나 기저질환 유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위중증률을 수학 모델에서 고려하지 않은 제한이 있는 만큼, 고위험군 집단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적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코로나19 환자 수가 너무 많아지면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해 연구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으로 다시 전환할 때는 그 무엇보다도 위중증 환자를 수용할 병상 확보 등 의료체계의 정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지윤 교수와 신의철 교수는 "오미크론이 우세 종이 되고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무조건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 접근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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