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MWC22] 유영상式 M&A 본격화…2025년 해외매출 10% 목표(종합)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예고했다.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3대 성장동력으로 ‘메타버스’ ‘AI반도체’ 그리고 ‘양자암호’를 제시했다. 모두 기존 시장을 확대하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선점해야 하는 사업들인 만큼, 유 대표의 적재적소 투자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유영상 대표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현지시각 28일 첫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유 대표는 “2022년은 5G 상용화 이후 3년간 결집된 노하우로 탄생한 SK텔레콤의 ‘넥스트 빅테크(Next Big-tech)’들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가 지목한 넥스트 빅테크란 메타버스, AI반도체, 양자암호다.

◆ 이프랜드, 올해 80개국 진출…적극적인 투자·M&A 예고

특히 SK텔레콤이 지난해 국내 출시한 첫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에 대해서는 “필요한 만큼 투자와 M&A를 진행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프랜드’는 올해 80개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현재 메타버스 시장은 국내 기업 기준으로 네이버·컴투스·하이브 등이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유 대표는 “아직은 내부 역량으로 이프랜드를 만들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SK스퀘어에서 가상화폐를 포함한 경제 시스템에, SK텔레콤에서는 기술과 지적재산권(IP)을 가진 회사들에 투자와 M&A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관련해 삼성전자와의 협업 가능성도 긍정했다. 앞서 삼성전자 DX 부문을 이끄는 한종희 부회장이 MWC 현장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디바이스가 요즘 화두인 만큼 삼성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유 대표는 “삼성에서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SKT가 파트너가 됐던 사례가 많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SK텔레콤은 이번 MWC에서 이프랜드의 글로벌 버전을 공개하며, 오큘러스 퀘스트2를 쓰고 사용하는 HDM(VR 헤드셋) 버전을 함께 선보였는데, 향후에는 삼성의 VR 헤드셋을 활용한 버전이 나올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메타버스 회의론에 대해서는 “(메타버스는) 인류가 가고자 하는 꿈과 일치한다”며 자신만의 철학을 드러냈다. 유 대표는 “인류가 찾고 있는 새로운 영역은 바닷속과 우주 그리고 가상세계”라며 “궁극적으로 메타버스는 가상세계로 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성공하는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 2025년 글로벌 매출 비중 10%로…‘아이버스’ 생태계 확장

SK텔레콤의 글로벌 매출 비중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유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사업들이 얼마나 잘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오는 2025년 전체 매출 가운데 글로벌 매출 비중 10%를 달성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유 대표는 “메타버스의 경우 아직 비즈니스모델(BM)을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나, 사피온은 매출의 대다수가 해외에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2020년 11월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을 출시했고, 올초 SK스퀘어 및 SK하이닉스와 3사 공동 투자로 미국에 AI 반도체 전문 기업 사피온을 설립했다.

양자암호 사업의 수익화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화 되지 않았다. 이날 유 대표와 간담회를 함께한 하민용 Innovation Suite 담당은 “현재 IDQ 매출이 260억원까지 올라갔고, 상품 구성에 있어서도 그간 QKD 중심의 통신 암호였다가 QRNG폰을 출시했다”며 “센싱 기반 상품 출시 등 이미 상용화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볼륨을 창출해 회사 밸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같은 넥스트 빅테크들을 기존 통신 사업과 어떻게 연계해 시너지를 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공유됐다. 유 대표는 “전통적인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 서비스와는 다를 것”이라며 “통신회사 입장에서 과거에는 이런 사업들을 스핀오프해서 IPO(기업공개) 했는데, SKT 2.0에서는 가능한 내부에서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데이터·인프라·AI기술 등 많은 것을 축적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활용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통신 안의 에셋(asset)들을 잘 활용해 새로운 아이버스(AIVERSE)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와 지난해 출시한 구독서비스 ‘T우주’, 그리고 AI에이전트 서비스를 한 데 묶은 아이버스(AIVERSE)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유영상 대표는 “메타버스와 AI반도체, 양자암호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SKT 2.0의 해외 진출은 ICT 강국 대한민국이 차세대 글로벌 ICT 시장을 리드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전 세계에서 호평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