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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가상자산 업계가 3월 8일을 기념하는 법

박현영

월드오브우먼 NFT 컬렉션./출처=월드오브우먼(World of Women) 트위터
월드오브우먼 NFT 컬렉션./출처=월드오브우먼(World of Women) 트위터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월드오브우먼(World of Women), 우먼오브크립토(Women of Crypto)….

최근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NFT 컬렉션 프로젝트들이다. 이름도, 일러스트 형태도 다르지만 이들의 목표는 같다. 가상자산 시장에 여성 투자자 및 업계 종사자를 끌어들이는 것.

가상자산 업계는 남성 비중이 유독 높은 산업군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뿐 아니라 시장에서도 남성 투자자의 비중이 훨씬 높다. 하지만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여성 투자자 및 업계 종사자를 늘리기 위한 캠페인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는 기부 중심의 캠페인이 많았던 반면 올해는 NFT를 활용한 프로젝트들이 인기를 끄는 추세다. 국제연합(UN)이 직접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NFT를 발행했을뿐더러, 가상자산 업계의 여성 종사자 수를 늘리자는 목표로 다양한 NFT 프로젝트들이 출범했다.

◆가상자산 투자자 늘어났다는데…해외 시장 현주소는?

미국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가상자산 장기 보유자 중 여성의 비율은 26%다. 당시 제미니는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여성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여전히 가상자산 투자자는 물론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여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러 투자자산 중 가상자산이 특히 그렇기도 하다. 미국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블록파이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이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부동산 등 다른 자산군에 비해 성별 격차가 심하다”고 분석했다. 블록파이는 미국 18세~65세 여성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 대상 여성의 94%가 가상자산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고 답했으나 충분한 정보를 알고 있다고 답한 여성은 9%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NFT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트택틱(ArtTactic)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NFT를 제작한 아티스트 중 여성 아티스트의 비율은 16%에 불과하다. 전통 예술 시장에서 여성 아티스트의 비율이 높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디지털 형태로 작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 여성의 진입률이 낮다는 얘기다.

◆목소리 내는 NFT 프로젝트들…UN부터 ‘월드오브우먼’까지

이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주로 NFT 프로젝트들이다. 가상자산 시장에 여성을 더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등장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UN이 직접 나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NFT를 발행했다.

UN은 NFT 컬렉션 프로젝트 ‘보스 뷰티즈(Boss Beauties)’의 한정판 형태로 ‘보스 뷰티즈 롤 모델스(Boss Beauties Role Models)’ NFT 컬렉션을 제작했다.

UN의 '보스 뷰티즈 롤 모델스' NFT 컬렉션./출처=UN
UN의 '보스 뷰티즈 롤 모델스' NFT 컬렉션./출처=UN

기존 ‘보스 뷰티즈’는 여성 일러스트 이미지 1만 개로 제작된 NFT 컬렉션으로, 지난해 출시됐다.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에서 바닥가(최저가) 1.86ETH(이더리움)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UN은 여성 롤 모델들의 이미지를 보스 뷰티즈 방식으로 제작해 한정판 NFT들을 선보이기로 했다.

가상자산 업계 내 여성 종사자 수를 늘리겠다는 목표로 출범해 인기를 끈 NFT 프로젝트들도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월드오브우먼(World of Women)’ NFT 컬렉션이다. 월드오브우먼 NFT 컬렉션도 1만개 한정판으로 제작됐으며, 오픈씨 내 바닥가는 7ETH(한화 약 2200만원)에 달한다.

월드오브우먼은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빌보드와 협업한다고 밝혔다. 빌보드 ‘우먼 인 뮤직’과 협업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마돈나, 머라이어 캐리 등 유명 여성 가수의 NFT를 제작하고 이를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NFT 플랫폼에서 독점 판매한다.

이 밖에도 지난달 ‘우먼 오브 크립토(Women of Crypto)’ NFT 컬렉션 프로젝트도 등장했다. 우먼 오브 크립토 역시 여성 3D 아바타 이미지 8888개를 NFT 로 제작한 한정판 컬렉션이다. 8888개 NFT는 판매가 시작된 지난달 3일 완판됐다.

우먼 오브 크립토 NFT 컬렉션./출처=우먼 오브 크립토(Women of Crypto) 트위터
우먼 오브 크립토 NFT 컬렉션./출처=우먼 오브 크립토(Women of Crypto) 트위터
에이미 마쓰시마(Amy Matsushima) 우먼 오브 크립토 창업자는 “블록체인 기술의 존재 이유 중 하나는 모두를 위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함이다”라며 “더 많은 여성들이 가상자산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NFT 프로젝트를 통해 영감을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내는 어떨까…“시장‧업계 참여자 늘리자” 목소리

우리나라 상황도 해외와 비슷하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 1일 발표한 국내 가상자산 첫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상자산 투자자 중 남성 비율은 67%로, 여성(33%)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물론 국내의 경우 해외처럼 여성 투자자 및 종사자를 늘리기 위한 프로젝트들이 많지 않다. 다만 NFT 시장은 글로벌 단위인 만큼, 관련 NFT를 사들이고 소셜 미디어에 전시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늘고 있다. 트위터코리아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개최한 ‘가져봐’ 해시태그 캠페인에서 여성 NFT 아티스트를 소개했다.

업계에서도 여성 종사자 및 가상자산 투자자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리카강 크립토서울 대표는 “업계에 들어온 지 5년 차인데, 아직도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에 여성 비중이 현저히 낮아서 아쉽다”며 “비즈니스개발, 마케팅, 인사, 커뮤니케이션 등 업계 내 여성 활동이 필요한 분야가 많다. 여성 후배들에게 취업 기회 등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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