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국내 통신장비업계, 지난해 실적 살펴보니…“5G 해외 수출이 좌우”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코로나19에 따른 5G 투자지연으로 다소 주춤했던 국내 통신장비업계 실적이 지난해 반등했다. 올해부터 북미와 유럽 등 해외시장의 5G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해외수출이 가속화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업체별 격차는 컸다. 케이엠더블유, 다산네트워크, KMW, 이노와이어리스 등은 실적 감소를 기록한 반면 유비쿼스, 서진시스템, 쏠리드, 에치에프알, 코위버 등은 북미·일본시장 등에서의 매출 증가에 따라 호실적을 기록했다.

우선 FTTH 광전송장비, 이더넷 스위치 등을 공급하는 다산네트웍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은 15.8% 증가한 4690억원을 기록했으나 3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커졌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미국의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로 전년 대비 사업이 성장했으나, 미국 자회사(DZS)가 운영비용 효율화를 위해 유럽 생산시설을 미국 생산시설로 통합하면서 발생된 인력 구조조정 및 시설 종료비용 등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안테나와 RF필터 등 통신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에이스테크도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으나 3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적자폭은 전년에 비해 43% 줄었다. 코로나로 인해 5G투자가 지연됐으나 매출증가 및 비용구조 개선으로 영업손실은 대폭 축소됐다는 입장이다.

RF스위치와 통신중계기·기지국용 모듈 등을 판매하는 케이엠더블유는 5G 투자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 등에 따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39.4% 감소한 2052억원, 영업손실은 27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광트랜시버(송수신용모듈) 등을 공급하는 오이솔루션 역시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글로벌 5G 투자 지연 등에 따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4.4% 줄어든 987억원, 영업이익은 70% 감소한 22억원을 기록했다.

이동통신 시험·계측 장비를 만드는 이노와이어리스의 경우, 실적 감소폭이 크진 않았으나 전년 대비 2.5% 감소한 907억원 매출 및 2.7% 줄어든 1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소형기지국(RRH)와 DU(디지털유닛) 등 기지국 장비를 판매하는 서진시스템은 전년 대비 88.3% 증가한 60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무려 1082% 늘어난 58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해외법인 생산거점 본격 가동에 따른 매출액 증가, 기존 사업의 매출확대 및 신규 고객사 매출 증가, 환율변동에 따른 외화환산손익 및 외환차손익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용 광중계기 생산업체 쏠리드도 전년 대비 24% 늘어난 21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6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북미, 일본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 유럽 시장 진입에 따른 매출 규모 확대, 매출규모 증가에 따른 단위당 고정비 감소 등이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

무선 액서스 RF 장비, 전송장비를 공급하는 에치에프알(HFR)의 경우, 전년 대비 123% 증가한 20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 절반인 약 1100억원이 해외 수출을 통해 발생했다.

HFR은 2020년 미국 버라이즌과 AT&T의 5G 프론트홀 공급업자로 선정된 이후 지난해 11월 후지쯔를 통해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엔 일본 NEC(닛폰전기) 그룹의 자회사인 NESIC와 로컬 5G 솔루션 총판 계약을 맺었다.

광대역 통신망 장비를 공급하는 유비쿼스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510억원으로 24.4%, 영업이익은 329억으로 전년 대비 52.2% 증가했다. LG유플러스 HFC(광동축혼합)망 10기가 FTTH 조기전환과 학교 무선망 사업 PoE 스위치 납품 등 매출 증가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휴대용 무선통신 장비 생산 업체 RFHIC는 연결 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43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011억원, 5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4%, 267.4% 늘었다. 회사 측은 주력 사업부 매출이 확대되며 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광 전송장비기업인 코위버는 신규 개발 제품 시장 런칭으로 전년 대비 5.9% 늘어난 857억원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77.2% 증가했다. 코위버는 지난해 KT와 양자암호화 장비를 개발했다. 우리넷도 15.4% 늘어난 604억원 매출과 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김홍식 하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선언한 윤석열 정권에선 AI/빅데이터 산업 인프라인 통신산업에 힘이 실리면서 통신/네트워크 분야의 큰 수혜가 예상된다”며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특히 해외의 경우, 미국 디시네트워크가 오는 7월 5G 서비스 상용화를 발표하는 등 미국 5G 시장 개화가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버라이즌도 연말까지 5G 서비스를 미국 46개 지역에서 1억7500만명의 인구에게 제공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중대역 서비스 개시를 통해 커버리지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지영
jyp@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