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삼성전자의 디지털 혁신 비즈니스 플랫폼인 차세대 ‘N-ERP’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이에 따라 이번 시스템 구축의 중심축에 있던 삼성SDS의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SDS는 이번 사업을 발판으로 글로벌 ERP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 대상의 비즈니스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S가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수행한 ERP 사업이 규모면에서도 유례없는 경험이라는 점에선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조업체 외에 타 기업 글로벌 ERP의 성공적 구축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 있기도 하다.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자원관리)는 기업의 물적, 재무적 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10월 N-ERP 프로젝트에 착수해 2021년 4월 동남아·서남아·중국 등을 시작으로 2022년 1월 1일 국내 사업장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했으며, 올 1분기 결산까지 안정적으로 완료해 N-ERP 구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ERP 사업은 SAP, 삼성SDS가 참여해 3년간 추진돼 왔다.
삼성SDS 입장에선 삼성전자 ERP 사업 수행은 이전부터 경쟁력 분야에서 강조해오던 핵심 키워드 중 하나였다.
삼성SDS는 다양환 산업별 특화 SW를 자체 개발, 적용해 왔다. 삼성SDS의 SW분야 두 축으로는 글로벌SW를 활용한 구축 사업, 그리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SW를 바탕으로 독자 시장 개척이 꼽힌다
특히 삼성SDS SW사업의 중요한 축이 바로 ERP 사업이다. 삼성SDS의 다양한 서비스 포트폴리오에서 ERP는 자체적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SDS 강석립 부사장은 IR을 통해 “삼성전자에 가지고 있는 사례를 바탕으로 대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고 더 준비해서 해외 사업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실제 차세대 ERP 시장에선 기존의 설치형 SAP ERP 버전 종료가 2025년부터 시작해 2027년을 기점으로 클라우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새로운 변곡점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러한 SAP ERP의 유지보수에 대한 서비스지원 중단(EOS) 대응과 맞물려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데이터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선 기업 데이터 라이프사이클의 근간인 ERP 혁신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삼성SDS 역시 다양한 업종의 ERP 구축 사업과 컨설팅 사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특히 삼성SDS는 삼성전자 넥스트 ERP 구축 경험을 연계해 ERP 운영사업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다만 수익성 면에서 ERP 비즈니스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삼성SDS가 전자공시를 통해 밝힌 사업 별 전략에 나오는 것처럼 SAP, 오라클 등 글로벌 SW 사업자들로부터 각종 핵심 솔루션을 매입한 후 삼성SDS 및 외주 인력을 활용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체제는 인력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 악화 및 성장성 둔화라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또 제조업 외에 금융 등 타 산업에의 ERP 구축에 있어 삼성SDS는 도전과제를 안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 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했던 ERP 구축 실험은 삼성SDS에 큰 숙제를 안겨준 상태다.
여기에 삼성SDS는 국내 삼성전자 ERP 운영 인력은 물론 해외 ERP 지원인력 모두를 판교에 새로 임대한 건물로 이전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형 사업이 끝나면 인력의 재배치가 원활히 이뤄져야 하는데 ERP 구축 경험을 순조롭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연이은 외부사업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