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새 경영진 체제를 가동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임직원 챙기기에 나섰다. 네이버는 10%, 카카오는 15% 연봉 재원을 확대하고 구성원 임금 인상을 꾀한다.
12일 네이버 등에 따르면 네이버 노동종합은 2021년 단체교섭 및 2022년 임금교섭 네이버 법인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결과를 실시해 찬성 59.67%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올해 연봉 재원 10% 늘리는데 합의했다.
네이버 임직원은 근속기간 및 직책 등과 상관 없이 최저 300만원 이상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전망이다. 월 15만원 개인업무 지원금과 월 3만원 동호회 활동 지원금도 추가 지급된다. 또, 노사 공동으로 직장 내 괴롭힘 조사기구도 마련한다.
네이버는 주식보상프로그램을 강화해왔던 만큼, 주식기준성과보상제도(RSU)를 활용한 보상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 같은 형태보다 직접적으로 임금을 올리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카카오는 올해 연봉 예산을 15% 확대하기로 확정했다. 기본급은 500만원씩 인상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각각 연봉 1000만원씩 일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앞서,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내정자 시절 사내 게시판에 올해 연봉협상 재원을 전년보다 15% 더 많이 확보하겠다고 알렸다. 내년에는 전년대비 6% 추가 확보하겠다고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임직원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원을 넘었다. 카카오는 국내 상장사 중 평균연봉 순위 1위, 네이버는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카카오 임직원은 평균 1억7200만원을 지급받았다. 전년 1억800만원과 비교해 59% 증가했다. 지난해 네이버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인당 1억2915만원이다. 전년 1억248만원보다 약 26% 늘었다. 물론, 스톡옵션 등 주식보상프로그램이 평균 연봉 끌어올리기에 한몫했다.
결과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급여총액은 1조원을 초과했다. 네이버는 2020년 9035억원에서 1조1958억원으로, 카카오는 7112억원에서 1조158억원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 성장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네이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직원 보상이 확대됨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데, 올해 전 직원 임금을 10% 인상 협의에 따라 1분기 개발‧운영비는 지난해와 비교해 21.9% 증가할 전망”이라며 “전 직원 연봉 15% 인상으로 카카오 1분기 인건비는 전년 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으로도 신규 인원 충원과 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약 46% 증가해 영업이익을 압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임직원 처우 개선에 팔을 걷은 이유는 신뢰 회복에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태에 대한 경영쇄신을,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경영진 집단 주식 매각으로 홍역을 겪었다. 양사 모두 해당 사건으로 경영진이 교체됐다.
더군다나, IT업계 전반적으로 개발인력 유치 경쟁전이 치열하고, 네이버와 카카오 내부에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성장 행보를 강화해야 할 때다. 네이버 최수연, 카카오 남궁훈 신임 대표가 새롭게 기업을 이끌어야 할 만큼, 구성원 지지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